"탈출구가 없다"…붕괴 초읽기 들어간 강원도 공공의료체계

윤왕근 기자 2023. 3. 2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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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지역 의료진 이탈로 인한 의료 공백이 곳곳에서 터져나오면서, 지역 의료 체계 전반의 붕괴가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전국적 관심을 끈 속초의료원 응급실 의료진 공백은 여전히 채워지지 않아 다섯번째 채용 공고를 낸 상태고, 공중보건의에 의존하던 면 단위 보건지소는 진료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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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의료원 응급의 4차채용 지원자 '0명'…5차선 전공제한 없애
공보의 잇단 전역 '동해안 최북단' 보건지소 다음주 '진료 중단'
최근 의료진 공백으로 응급실이 단축운영되고 있는 강원 속초의료원 전경. /뉴스1 윤왕근 기자

(속초=뉴스1) 윤왕근 기자 = 강원지역 의료진 이탈로 인한 의료 공백이 곳곳에서 터져나오면서, 지역 의료 체계 전반의 붕괴가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전국적 관심을 끈 속초의료원 응급실 의료진 공백은 여전히 채워지지 않아 다섯번째 채용 공고를 낸 상태고, 공중보건의에 의존하던 면 단위 보건지소는 진료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했다.

◇'연봉 4억·전공의 가능' 조건에도…이번엔 "응급의 아니라도"

최근 전국적 관심을 끈 강원 속초의료원 응급실 의료공백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의료원은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응급의학과 전문의 1명을 모집하기 위한 '4차 채용공고'를 냈지만 지원자가 전무, 또 다시 채용에 실패했다.

해당 의료원은 연초 응급실 전문의 5명 중 3명이 퇴사하는 등 의료진 공백으로 지난달 1일부터 목요일과 금·토·일까지 일주일에 4일만 운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의료원에선 일단 응급 환자들을 인근 강릉아산병원이나 속초보광병원으로 안내하고 있다.

의료원은 이 같은 인력난을 막기 위해 3차례의 채용 절차를 진행했으나 1차에서는 지원자가 전무했고, 연봉 4억원대의 국내 의료원 최고 수준 임금을 제시한 2차 채용에서 겨우 1명을 충원하는 데 그쳤다.

2차 채용에서는 현재 응급실 필수 인력 수인 3명이 응시했지만, 1명은 서류심사에서 탈락했고 1명은 아예 면접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면접에 응시한 나머지 1명만 채용하는 데 그쳤다.

3차 채용에선 전공의에게까지 응시자격을 넓혀 채용에 나섰지만, 지원자가 1명에 그쳐 필수 인력 수인 2명을 채우지 못했다.

이에 나머지 1명을 채우기 위한 4채 채용에 나섰지만 지원자가 전무해 의료원은 오는 31일까지 5차 채용 공고를 낸 상태다.이번 공고에서는 응급의학과로 한정했던 전공제한마저 없앤 가운데, 채용 성공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근 의료진 공백으로 응급실이 단축운영되고 있는 강원 속초의료원 응급실 전경. /뉴스1 윤왕근 기자

◇'동해안 최북단' 보건지소에 "의사 없다"…공보의 충원 어떻게

공공의료의 최일선인 보건소 역시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공중보건의사의 잇단 전역과 충원 지연으로 진료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동해안 최북단' 강원 고성군의 면 단위 보건지소는 다음주부터 3주간 진료가 중단된다. 군 보건소에 근무하는 10명의 공중보건의 중 5명이 오는 25일부터 잇따라 전역하기 때문이다.

5명 중 일반의 3명은 25일 복무를 마치고, 치과의·한방의 2명은 4월 5일 전역한다.

이에 따라 현내·죽왕·토성지역 보건지소의 경우 지난주 단축운영을 해왔으나 이들의 전역, 전역휴가가 시작되는 다음주부터는 진료가 아예 불가능한 상황이 오자 공보의 충원 예정일인 4월 17일까지 진료를 중단하게 된 것.

이 같은 상황에 직면하면서 고성군보건소는 혈압이나 당뇨 등 해당지역 만성질환자들에게 1~2개월씩 미리 처방을 마치는 등 대응하고 있다.

해당 면 단위 지역은 의약분업 예외지역으로, 일반 감기환자의 경우 보건지소 운영 여부와 큰 관계없이 처방전 없이 약을 사서 복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 내·외과 환자의 경우, 대부분 고령층인 해당 지역 환자들이 거진읍이나 간성읍까지 먼 걸음을 해야하거나 심각하면 속초나 강릉까지 나가야 한다.

이처럼 공중보건의 전역으로 인한 의료공백은 강원지역 전체의 문제로, 지역에서 복무 중인 공중보건의 292명 중 이달말부터 4월 초까지 120명이 전역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성군 관계자는 "27일부터 4월 14일까지 3주 간 부득이한 상황으로 현내·죽왕·토성지역 보건지소 일반의과 진료가 중단된다"며 "4월 17일 공보의가 충원될 때까지 의료공백 최소화를 위한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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