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림 사의, 말리는 이사회…수습도 어려운 'KT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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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윤경림 대표이사 후보의 사의 표명 이후 사태 수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사회는 경영 공백을 우려해 윤 후보의 사퇴를 만류하고, KT 안팎에선 이 같은 혼란을 초래한 이사진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전날 KT 노동조합은 윤 후보 사의 표명 관련 성명에서 "현재 경영위기 상황을 초래한 이사진은 전원 사퇴해야 한다"며 "즉시 비상대책기구를 구성해서 경영공백을 없애고 조합원의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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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윤경림 대표이사 후보의 사의 표명 이후 사태 수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사회는 경영 공백을 우려해 윤 후보의 사퇴를 만류하고, KT 안팎에선 이 같은 혼란을 초래한 이사진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까지 채 1주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KT의 혼돈은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는 양상이다.
2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 이사회는 이날 간담회를 열어 윤 후보의 사의 표명 사태에 대해 논의했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22일 이사회 조찬 간담회에서 '내가 버티면 KT가 더 어려워질 것'이란 취지로 말하고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이사진이 만류했지만, 아직 윤 후보의 마음을 돌리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사회는 윤 후보의 사의를 수용할지 여부, 또 대표이사 공백에 따른 비상경영 계획 등을 폭넓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말을 앞두고도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이사회로부터 윤 후보의 사의 표명에 대한 어떤 입장도 전달받지 못했다"는 게 이번 사태에 대한 KT의 공식 입장이다.
구현모 현 대표의 연임 도전과 포기, 정부·여당의 KT 지배구조 비판, 최대주주 국민연금(10.13% 작년 말 기준)의 대표이사 선출 절차에 대한 지적, 주요주주인 현대차그룹(7.79%)의 비우호적인 최근 행보, 시민단체 고발에 따른 검찰 수사 등 KT를 둘러싼 일련의 상황에 비춰볼 때 주총 문턱을 넘어도 제대로 된 경영이 어렵다는 게 윤 후보의 판단으로 보인다.
반면 이사회도 윤 후보의 뜻을 받아들이기는 난감하다. 윤 후보가 낙마하면 이번 주총에서는 대표이사 선출이 불가능하고, 그가 주총에 추천한 서창석·송경민 사내이사의 선임 안건도 자동 폐기된다. 새 대표 선출을 위한 다음 주총까지 구 대표가 자리를 지키는 방안도 있지만, 현실성이 낮다. 결국 미등기임원 1인을 법원의 허락을 구해 '임시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비상경영 체제 외 대안이 없다.
그럼에도 윤 후보가 극적으로 사의를 거둬들이는 상황은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윤 후보는 여권의 의중을 확인하고 마음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며 "이사회로서는 윤 후보 설득도 중요하지만, 비상 상황을 가정한 수습책과 더불어 이사진 스스로의 거취를 놓고도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KT 안팎에서 지배구조의 불안을 초래한 데 대한 이사회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어서다. 전날 KT 노동조합은 윤 후보 사의 표명 관련 성명에서 "현재 경영위기 상황을 초래한 이사진은 전원 사퇴해야 한다"며 "즉시 비상대책기구를 구성해서 경영공백을 없애고 조합원의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고 했다. KT 노조는 한국노총 IT 연맹 소속으로 KT 전체 조합원의 99%인 1만6000여명이 속한 다수 노조다. 제2노조에 해당하는 KT 새노조 역시 입장문에서 "이사회가 모든 대혼란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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