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1인 지배의 완성은 鄧도 못한 ‘黨주석’ 되기

양지호 기자 2023. 3. 25.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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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3기 공식 출범 계기로 외교·중국 전문가 저서 잇따라

시진핑 新시대 왜 한국에 도전인가?

정덕구·윤영관 외 지음|NEAR재단 편저|21세기북스|496쪽|2만8000원

중국식 현대화와 시진핑 리더십

이희옥·조영남 엮음|책과함께|386쪽|2만8000원

지난 13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가 폐막하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3기가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국가 주석 3연임은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후 최초다. 중국몽(中國夢)을 꾸는 시진핑 1인 지배체제가 본격화되는 지금, 국내 국제관계·중국 전문가의 분석서가 잇달아 나왔다. 집단 지도체제에서 1인 지배체제로 전환한 정치 시스템은 그나마 견제와 균형이 작동했던 중국 정치 시스템을 무력화했다. 독주하는 시진핑이 오판했을 때 제어할 장치가 사라진 것이다. 정덕구 니어(NEAR)재단 이사장은 “한국의 많은 정치인, 기업인, 지식인은 현재의 중국을 후진타오 시대와 같은 중국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그 관성에서 벗어나 중국을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시대는 끝

정 이사장과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 등이 쓴 ‘시진핑 新시대 왜 한국에 도전인가?’는 거시적 차원에서 한국의 생존 전략을 모색한다. 정 이사장은 “시진핑 시대는 한중 관계에 변화를 강요한다. 미국과 대결 구도가 되면서 안보적으로는 북한 편향으로 경도될 것이다. 사드 사태 때 한국에 무차별 경제 보복을 가했다. 시진핑 시대는 잔혹한 겨울”이라고 했다.

윤 전 장관은 “2018년 이전에는 안보와 경제가 분리돼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기댈 수 있는 안미경중(安美經中)의 여지가 상당했다. 이제는 다르다. 안보와 경제 분야 모두에서 미국과 중국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시진핑은 “미국이 쇠퇴하고 중국이 약진하는 ‘100년에 없을 대변국’의 시기를 맞았다”고 주장한다. 2021년 한국 대중 교역 의존도는 24%, 대중 무역흑자는 243억달러로 전체 무역흑자의 83%를 차지한다. 그렇지만 정치체제와 이념적 성향이 다른 국가에 지나치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국제정치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윤 전 장관은 “대외 경제관계를 다변화하고 한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중국에는 북한 위협이 있는 동안은 한미동맹이 한국 외교의 기본임을 이해시켜야 한다”고 했다.

◇'시황제’ 毛·鄧 넘어설까

‘중국식 현대화와 시진핑 리더십’은 지난해 10월 ‘시진핑 3기’를 알린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20차 당대회) 결과를 집중 분석한다. 이를 통해 중국은 아직은 시진핑 1인 지배체제가 확립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조영남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집단 지도체제에서 1인 지배체제로 이동하고 있는 과도기”라고 했다. 그는 ‘일어날 것이라 예측했지만 일어나지 않은 일이 더 중요하다’며 인식 전환을 요구한다. 시진핑은 일부 전문가·언론 예상과 달리 20차 당대회에서 공산당 주석이 되지 못하고 총서기에 머물렀다. 현재 중국 공산당은 당 사무총장(총서기)이 당 대표(주석)를 대행하는 형태다. 덩샤오핑이 1982년 공산당 주석을 폐지하면서 중국은 국가 주석과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은 있으나 공산당 주석은 없다. 조 교수는 “시진핑 세력은 2017년 무렵부터 공산당 주석 제도를 부활시키려 했다”며 “공산당 내에 주석 제도 부활을 반대하는 기류를 시진핑이 극복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덩샤오핑이 직접 폐지한 당 주석 자리를 시진핑이 번복할 정도의 권위는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시진핑이 ‘최종 결정권(veto power)’을 가졌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마오쩌둥은 1943년, 덩샤오핑은 1987년 최종 거부권을 얻었다. 집단 지도체제를 명시한 공산당 준칙과 당규도 바뀌지 않았다. 시진핑이 ‘제2의 마오쩌둥’이 되기 위해서는 정치경제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가 더 필요하다는 뜻이다. ‘시황제’는 더 큰 권위를 갖기 위해 무리수를 둘 수도 있고 성공한다면 지금보다도 더 큰 권력을 가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시진핑 1인 체제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두 책은 냉철한 현실주의를 당부한다. “한국은 중국을 있는 그대로 보고 맞춤형 대중국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이희옥 성균관대 교수) 정 이사장은 “(시진핑 체제가 끝나면) 봄이 오고 얼음도 녹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언제 겨울이 끝날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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