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도이체방크"… 부도위험에 獨 최대 은행도 '휘청'
유럽銀 위기 또다시 커져
소시에테제네랄 등 급락
유럽증시 '위기론'에 약세
UBS의 크레디트스위스 인수로 일단락되는 듯했던 유럽 은행 위기론이 이번에는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로 옮겨붙었다. 미국과 유럽에서 대규모 시장 안정 자금을 투입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불안이 여전하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도이체방크 주가는 24일 오후 2시(현지시간) 기준 주당 8.32유로로 전날 종가보다 10.89% 하락했다. 장중 한때 8.0유로까지 폭락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였던 2020년 3월 주가가 18% 하락한 이래 3년여 만에 하루 하락폭으로는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CNBC 등 외신들은 "도이체방크 주식이 3일 연속 하락했고, 주가가 20% 이상 떨어졌다"면서 "유럽 은행들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날 다른 유럽 은행들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다. 장중 소시에테제네랄은 6.38%, 크레디아그리콜은 2.62% 떨어졌고, BNP파리바와 크레디트스위스그룹 주가도 각각 5.99%, 6.02% 이상 하락했다.
이날 주가가 하락한 직접적인 원인은 도이체방크 부도 위험 등을 반영하는 신용부도스왑(CDS)프리미엄이 갑자기 치솟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이체방크의 CDS프리미엄 5년물은 이달 초 88bp(1bp=0.01%포인트)에서 24일 222bp까지 치솟았다. 이는 4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스튜어트 콜 에퀴티캐피털 이코노미스트는 "도이체방크는 크레디트스위스가 그랬던 것처럼 한동안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기관"이라며 "다양한 구조조정과 리더십 변화 노력을 해왔지만 어느 것도 실제로 효과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융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투자자들이 평소보다 크게 동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크레디트스위스가 발행했던 AT1채권(신종자본증권)인 '코코본드' 가치가 전액 상각된 사례를 목격한 투자자들이 다른 주요 은행이 발행한 AT1채권을 처분하면서 AT1채권 가격이 폭락한 게 유럽 은행의 신용도에 영향을 미쳤다.
유럽 은행들은 완충 자본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으로 코코본드 발행을 선호해왔는데, 이것이 이번 위기에는 도리어 악재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각국의 기준금리 인상도 투자자들이 은행의 대차대조표를 의심하게 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크리스 보샹 IG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여전히 또 다른 도미노가 무너지기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은행 위기가 완전히 잠재워지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소셜미디어에 민감한 개인투자자들이 도이체방크를 새로운 타깃으로 삼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WSJ는 "독일 은행에 대한 언급이 최근 며칠간 소셜미디어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면서 이번 사건이 작년 겪었던 크레디트스위스 SNS 열풍을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이날 독일 DAX지수는 장중 2.08% 하락했고, 영국 FTSE100지수도 1.42% 하락하는 등 유럽 은행 위기 여파로 약세를 보였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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