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만수'... 현대모비스 떠난 유재학 총감독

박주희 2023. 3. 24. 22:1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유재학 총감독 24일 은퇴식
현대모비스는 KGC인삼공사에 94-89 승리
24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모비스 유재학 총감독의 은퇴식에 현대모비스 선수단과 코칭스태프가 모두 모여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농구인생이 50년 중에 19시즌을 현대모비스와 함께 했습니다. 행복했고, 감사합니다.”

유재학 울산 현대모비스 총감독이 19년간 몸 담았던 구단을 떠나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유 총감독은 24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2022~23시즌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 뒤에 은퇴식을 가졌다.

이날 은퇴식은 현대모비스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전원이 코트에 모여 유 총감독의 과거 활약상과 팬들의 헌정가 영상을 감상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구단이 준비한 영상을 보던 유 총감독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는 이어진 고별사에서 “(현대모비스와) KGC인삼공사의 경기를 보니 뿌듯하고 자랑스럽다”며 “후배들이 현대모비스를 다시 우승권에 올려놓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현대모비스에 많은 사랑과 응원을 부탁한다. 그 동안 정말 감사했다”며 짧은 고별사를 미쳤다.

연세대와 기아자동차 등에서 선수로 활약했던 유 감독은 무릎 부상 탓에 비교적 젊은 나이인 28세에 현역생활을 접었다. 프로농구 원년인 1997년 인천 대우증권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유 감독은 이듬해 대우 감독으로 선임됐다. 당시 그의 나이는 불과 35세로, 아직까지도 KBL 최연소 감독으로 기록돼 있다. 유 감독은 이후 신세기 빅스, 인천 전자랜드를 거쳐 2004~05시즌 현대모비스 지휘봉을 잡았다.

유 감독은 현대모비스 감독 부임 이후 19년간 챔피언결정전 우승 6회을 차지했다. 프로농구 감독 최초로 통산 700승을 돌파했고, 정규리그 최다승(724승), 플레이오프 최다승(58승) 기록도 달성했다.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국가대표를 맡아 각각 은메달과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처럼 화려한 지도자 이력 덕분에 그에게는 ‘만수’라는 별명이 붙었다. 상대의 수를 꿰뚫는 만가지 수를 가지고 있다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유 감독은 지난해 6월 선수단 관리와 코칭스태프 육성에 집중하는 총감독으로 자리를 옮겼고, 올 시즌은 조동현 당시 수석코치가 새롭게 사령탑에 올라 팀을 이끌었다. 유 총감독은 이날 은퇴식을 끝으로 현대모비스를 완전히 떠나지만, 그렇다고 그의 농구 인생이 완전히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그는 향후 다양한 가능성을 모두 열어뒀다. 유 총감독은 "일단 (현장직을) 1년 쉬었는데, 잘 모르겠다. 특별하게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픈 곳도 많이 고쳤다. (현장 감독직 수행) 가능성을 완전히 닫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은 너무 힘들었는데, 1년 쉬니까 많이 회복했다. 그렇다고 꼭 다시 감독을 하겠다는 것도 아니다. 누가 불러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웃었다.

이날 현대모비스는 선두 안양 KGC인삼공사를 94-89로 제압하고 유 총감독의 마지막 길에 선물을 안겼다. 이날 경기를 승리하면 정규리그 1위를 확정 지을 수 있었던 KGC인삼공사는 우승확정을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1쿼터를 32-18로 크게 앞선 현대모비스는 2쿼터에 위기를 맞으며 전반을 51-46으로 마쳤다. 그러나 현대모비스는 3쿼터에 게이지 프림, 서명진, 최진수 등의 득점을 앞세워 66-51로 다시 점수차를 벌렸다.

4쿼터 초반까지는 현대모비스가 79-69로 리드를 유지하며 무난하게 승리를 가져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1위 KGC인삼공사의 저력은 만만치 않았다. 4쿼터 중반부터 추격에 나선 KGC인삼공사는 오마리 스펠맨과 변준형 등의 활약에 힘입어 종료 5분 28초를 남기고 81-79, 2점 차로 바짝 따라붙었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현대모비스의 손을 들어줬다. 경기 막판 3점 뒤진 KGC인삼공사는 종료 19초 전 박지훈의 골밑슛을 프림이 블록슛으로 쳐냈고, 다시 14초 전에 시도한 스펠맨의 3점포도 빗나갔다. KGC인삼공사는 13.7초를 남기고 다시 공격권을 얻었지만, 변준형의 3점슛 시도마저 불발돼 결국 패했다. 현대모비스는 프림이 23점 10리바운드를 기록했고, 서명진과 론제이 아바리엔토스가 나란히 18점 7어시스트 올려 승리의 1등공신이 됐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