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청주... 보름 일찍 온 벚꽃, 역사상 가장 빨리 피었다

박상현 기자 2023. 3. 24.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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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중순 이례적 포근한 날씨로
곳곳에서 개화 시기 앞당겨져
울릉도에선 16일 일찍 피어

대표적 봄꽃인 벚꽃 꽃망울이 일찍 터지고 있다. 전국 관측소에서 평년보다 최대 16일 이른 개화(開花)가 나타나는 등 만개한 벚꽃을 구경할 날이 올해는 빨리 다가올 전망이다.

4년 만에 열리는 국내 최대 벚꽃축제인 진해군항제 개막을 하루 앞둔 24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여좌천 일대에서 상춘객들이 벚꽃을 보며 봄을 즐기고 있다.진해군항제는 오는 25일부터 4월 3일까지 10일간 열릴 예정이다./김동환 기자

24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 관측소 23곳 중 14곳에서 벚꽃이 개화한 것으로 공식 기록됐다. 14곳 중 13곳에서 평년보다 일찍 꽃을 피웠다. 관측소별로 보면 제주 3일, 부산 9일, 광주 8일, 여수 8일, 창원 8일, 울산 7일, 전주 12일, 대구 8일, 포항 13일, 안동 13일, 대전 13일, 청주 14일, 울릉도는 16일 일찍 벚꽃이 피었다. 서귀포는 평년과 같았다. 나머지 관측소 9곳에서도 곧 개화 소식이 들릴 전망이다.

벚꽃의 공식 개화 날짜는 각 지방 기상청이 ‘관측목(木)’으로 심은 벚나무의 가지에서 세 송이 이상 꽃망울이 터졌을 때를 기준으로 한다. 관측목 가지에선 아직 꽃망울이 안 터졌더라도 해당 지역 내 다른 벚나무에선 꽃망울이 터졌을 수 있기 때문에 실제 벚꽃이 핀 곳은 14곳보다 많을 수 있다는 것이 기상청 설명이다. 서울도 이미 곳곳에서 벚꽃이 핀 모습을 볼 수 있지만 아직 종로구 송월동 관측목 가지에 벚꽃이 세 송이 이상 피지 않아 공식 개화는 아니다. 송월동 관측목에는 가지가 아닌 몸통에 세 송이 이상의 벚꽃이 핀 상태다.

관측 사상 가장 이른 벚꽃 개화 기록을 경신한 곳도 3곳에 달한다. 1921년부터 관측을 시작한 부산은 102년 만에 가장 일찍 벚꽃이 피었다. 각각 1948년 벚꽃 관측을 시작한 포항에선 75년, 1967년 문 연 청주는 56년 만에 가장 일찍 벚꽃이 피었다. 대구는 올해 관측 사상 둘째로 이른 벚꽃 개화를 맞았다.

4년만에 열리는 ‘진해군항제’ - 국내 대표적 벚꽃 축제인 경남 창원시 ‘진해군항제’ 개막을 하루 앞둔 24일 진해구 경화역에서 관광객들이 벚꽃을 구경하고 있다. 코로나 여파로 4년 만에 개최되는 이번 군항제는 450만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환 기자

벚꽃 꽃망울이 일찍 터진 건 지난 22일 전국 곳곳에서 ‘역대 3월 최고기온’ 기록이 경신되는 등 3월 중순으로는 이례적으로 포근한 날씨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에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이 지속되면서 다른 해보다 일조량이 많고 기온도 높게 나타났다. 대체로 4월 중순~5월 초순의 기온이 3월에 나타나면서 전국의 봄꽃이 일찍 꽃망울을 피운 것이다. 전반적으로는 온난화 때문에 개화 시기도 앞당겨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벚꽃이 개화했다고 해서 바로 벚나무가 흐드러진 벚꽃을 피워내는 건 아니다. 다시 추워지는 등 이상 기온이 닥치면 개화 시기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지난겨울 한반도 날씨 특징 가운데 하나였던 ‘롤러코스터 기온’이 이번 봄에도 나타날 경우, 찬 기운에 벚꽃 꽃망울이 얼어버린다면 만개한 모습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전국 곳곳에서 평년보다 이르게 꽃망울이 터진 것도 아직 쌀쌀해야 할 날씨가 급작스럽게 포근해진 이유가 컸다.

21~22일 발원한 중국발 황사 대부분은 다행히 한반도 북쪽으로 통과했지만, 중국 쪽에서 또다시 황사가 발원한다면 매캐한 공기 속에서 꽃구경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중국에서 강풍이 불면 황사가 생기지만 반대로 바람이 없으면 스모그 등 중국 내 미세 먼지 문제가 심해진다. 올봄엔 중국발 황사나 미세 먼지가 한반도를 자주 엄습할 수 있는 상황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황사 일수는 총 8일로 이미 작년 한 해 일수(5일)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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