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 들고 이웃집 초인종 누르니…[책과 삶]
이웃집 방문 프로젝트
슈테파니 크비터러 지음 | 김해생 옮김
문학동네 | 284쪽 | 1만6000원
‘이웃 사촌’이라는 말도 이제는 옛말이 되고 있다. 힘들고 어려울 때 서로 의지하고 소소한 도움을 주고받는 이웃이 멀리 있는 사촌보다 낫다는 것은 오랜 세월 수많은 사람들의 경험에서 우러나왔다. 하지만 이웃에 누가 사는지 모르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 게 지금의 세태다.
이웃 사촌의 중요성과 가치를 아는 사람들, 또 이웃 사촌이 되려고 애쓰는 사람들도 많다. <이웃집 방문 프로젝트>의 저자인 독일의 슈테파니 크비터러도 그런 사람이었다. 2011년 그는 남편과 함께 지방에서 대도시 베를린으로 이주했다. 낯선 환경 속에서 외롭게 지내던 그는 육아휴직을 맞아 큰 결심을 한다.
“내가 먼저 이웃들에게 다가가자.” 200일 동안 케이크 200개를 만들어 200가구를 방문하는 ‘이웃집 방문 프로젝트’를 세웠다. 그는 케이크와 차를 들고 무작정 이웃집의 초인종을 누르기 시작했다.
책은 저자의 ‘이웃집 방문 프로젝트’ 이야기를 담담하면서도 유쾌하게 담은 에세이다. “큰 용기”로 처음 이웃집을 찾을 때부터 “이제 나는 사람들과 정 나누는 일을 주저하지 않는다” “참으로 좋은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됐고, 동네 길을 걸을 때면 트램펄린 위에서 통통 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하기까지의 과정이 생생하다.
그는 130가구에서 이야기를 나눴고, 다양한 이웃 사촌 200명을 사귀었다. 다른 엄마들과 교류하며 아이에게 또래 친구를 만들어주는 ‘인싸 워킹맘’이 됐다. 이웃의 삶에서 자신을 성찰하는 저자의 성숙한 모습과 더불어 다양한 이야기 나눔 속에 깨지는 편견의 장벽들, 지역 공동체와 연대의 중요성 속에 이웃 사촌의 갖가지 긍정적 효과를 은근한 감동으로 전하는 책이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에디터의 창]윤 대통령, 불행한 퇴장을 향한 빌드업을 하고 있다
- [속보] 윤 대통령, 한동훈 사퇴 요구 묻자 “오해 있었다”
- ‘♥10세 연하’ 한예슬, 혼인신고 후 근황 “유부월드 입성”
- 이재명 “얼마나 간이 부었으면···검사인지 깡패인지 알 수 없다”
- 대구 경찰서 옥상서 20대 직원 추락사
- 조국혁신당, ‘일본 라인 탈취 사태’에 “윤 대통령, 어느 나라 대통령이냐”
- 인감증명서 도입 110년 만에…9월30일부터 일부 온라인 발급 가능해져
- 국민의힘 이양수 “윤 대통령 장모 가석방, 정경심 가석방과 유사하게 처리”
- 동부간선지하도로 실시계획 승인…올 하반기 착공·2029년 개통
- 서울시향 협연자, 공연 전날 교체 결정···손열음→힐러리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