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정엔 존재감 없고 막말만 쏟아내는 여당
한국갤럽이 2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4%, 더불어민주당은 35%를 기록했다. 전당대회가 최고조에 있었던 3월 첫주에 39%를 기록한 여당의 지지율은 3주 연속 하락·정체하고, 두 달여 만에 민주당에 다시 뒤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과 주 69시간제 후폭풍이 겹친 결과이기도 하지만, 정면충돌하는 대통령실과 야당 사이에서 여당으로서의 존재감을 잃은 탓이 커 보인다. 김기현 대표 체제로 새 출범한 집권당에 노란불이 켜졌다.
전대 후 당 지지율이 오르는 컨벤션 효과는 자취를 감췄다. 대표·최고위원과 주요 당직까지 친윤 일색이 된 당엔 활력이 뚝 떨어졌고, 김 대표도 독자적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 다음달 7일 치르는 새 원내대표 선거의 유력 주자들도 그렇다니 ‘친윤 명함’이 아니면 뭘 해보지 못하는 당이 되어버렸다. 여기에 23일 양곡관리법의 국회 통과부터 격화된 대치 정국에서도 여당은 설 땅을 잃었다. 거야의 ‘법안 본회의 직회부’와 대통령실의 거부권 경고만 충돌하는 국회에서 여당 역할이 사라진 것이다. 이런 무기력함은 대통령 말 따라 당정이 오락가락한 주 69시간제 혼선에서도 노출됐다. 말 그대로 집권당이 용산 대통령실만 쳐다보는 ‘여의도 출장소’로 전락했다.
여당 실세들의 눈살 찌푸리게 하는 언행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 국회 행정안전위에서는 장제원 위원장이 사전 예고한 정치개혁특위 참석을 위해 이석하는 박찬진 선관위 사무총장에게 “국회를 무시하냐”고 고함치고 삿대질을 해 물의를 빚었다. 장 위원장도 2시간 전에 박 총장의 정개특위 참석 사실을 알고 회의에서도 고지한 뒤였으나, 본인의 허락 발언 전에 움직였다고 소리친 것이다. 장 위원장은 이석할 때임을 메모로 전달한 선관위 직원에겐 “어디서 배워먹은 거야”라며 국회 출입금지를 지시했다. 선관위 군기잡기로도 비칠 수 있는 ‘윤핵관’의 위압적 행동이었다. 전대 직후 김재원 최고위원의 ‘5·18 폄훼’를 잇는 막말이 반복되고 있다.
민주국가에서 집권당 역할은 막중하다. 국정을 책임지고 민의를 전하는 가교가 되어야 한다. 공직사회를 윽박질러 군기잡기를 하는 것도 선 넘은 구태일 뿐이다. 여러 법안을 직회부한 야당과 대통령실이 맞서는 전례 없는 대치 양상은 꽤 길어질 수 있다. 여당은 야당과의 대화·협치 공간을 열고, 민생을 살피며, 국민과 소통하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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