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부회장 “이화영, 법정에서 허위진술 요구하는 쪽지 건넸다”

안정훈 기자(esoterica@mk.co.kr) 2023. 3. 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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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법인카드 제공’ 의혹에
쪽지 건네며 ‘말 맞추기’ 시도
구치소 있던 김성태에게도 전달
北, 이재명 방북비용 받은 뒤
“총선 있는 2020년 상반기 초청”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사진=연합뉴스]
쌍방울그룹에게서 법인 명의의 카드와 차량 등을 제공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법정에서 방용철 쌍방울그룹 부회장에게 ‘허위진술을 유지하라’라는 취지의 쪽지를 건넸다는 증언이 24일 나왔다.

이날 수원지방법원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가 심리한 이 전 부지사 공판에 증인 신분으로 출석한 방 부회장은 “법정에서 이 전 부지사 측으로부터 ‘허위 진술 유지’ 제안을 받은 적 없냐”는 검찰 질문에 “쪽지를 한 번 받았다”며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검거된 날에 재판 했는지, 검거된 날 이후에 재판했는지 모르겠는데 이 전 부지사가 메모를 써서 ‘김 회장에게 이렇게 전달했으니 잘 기억해라’라고 해서 제가 이걸 (읽고) 돌려줬다”고 증언했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이 전 부지사는 해외에서 도피 생활을 하던 김 전 회장이 지난 1월 검거돼 구속되자 구치소에 있던 그에게 쪽지로 ‘나와 가깝게 지내던 여성 지인 A씨에게 법인카드를 준 것으로 하자’, ‘나는 A씨가 카드를 받은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주장하겠다’ 등의 내용을 전달했다.

방 부회장은 당시 쪽지를 바로 돌려준 이유에 대해 “너무 두려웠다”며 “변호인에게 ‘혹시 법원에 CCTV 있냐’고 물었고, 변호인이 ‘왜 그러냐’ 해서 ‘(쪽지가) 넘어오는 게 단계적으로 보였을 것이고, 글씨 내용이 보일 거 아니냐’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방 부회장은 또 본격적인 검찰 조사를 받기 전에도 이 전 부지사를 만나 어떻게 진술할지에 대해 계획을 세웠으며, 본인의 변호인도 이 전 부지사가 소개시켜줬다고 주장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북한이 지난 2019년 쌍방울그룹으로부터 300만 달러 규모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당시 경기도지사) 방북 비용을 대납받은 뒤 “선거(총선)가 있는 2020년 상반기에는 (이 대표를) 초청해주겠다”고 답변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방 부회장은 검찰이 “총 300만 달러를 북한에 지급했고 (북한이) 선거가 있는 2020년 상반기에는 (이대표를) 초청해주기로 한 것이냐”고 질문하자 “(북한으로부터) 확답 받았다”고 답했다. 북한이 지난 21대 총선에 맞춰 방북을 허락함으로써 당시 ‘대권 잠룡’이었던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려 했던 대목으로 해석된다.

이어 검찰은 2019년부터 남북 간 교류가 점차 단절돼가던 상황을 언급하며 “중앙정부도 북한과 교류 못하는 상황에서 이 대표의 독자 방북이 추진되면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 상승은 당연한 얘기였을텐데 (2022년) 대통령 선거 결과도 달랐을 것으로 봤나”라고 물었고 방 부회장은 “그때 당시엔 그렇게 예상했다”고 말했다.

다만 2019년 말부터 코로나19가 창궐하며 2020년 초 북한 국경이 봉쇄됐고, 결국 이 대표의 방북 초청도 무산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지난 2019년 김 전 회장에게 이 대표의 방북 비용을 대납해줄 것을 요청했고, 김 전 회장이 그해 11~12월께 쌍방울그룹 임직원들을 시켜 300만 달러를 밀반출해 중국에서 북측 인사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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