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도발 6차례 언급한 尹 "대가 치르게 할것"

박윤균 기자(gyun@mk.co.kr), 우제윤 기자(jywoo@mk.co.kr) 2023. 3. 24. 19: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 참석
前정부보다 행사 규모 확 키워
유가족 "이제야 하고싶은 말 해"
尹, 생존장병에 "잘지내고 있지"
윤석열 대통령(가운데)이 24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8회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 앞서 고(故) 정종율 상사 묘역을 참배한 뒤 유가족 정주한 씨(왼쪽)를 위로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서해 수호 55용사의 유가족들을 위로하며 "북한의 무모한 도발은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가족들은 전임 정부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며 윤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8회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기념식에 앞서 윤 대통령 부부는 제2연평해전과 연평도 포격전 전사자 묘역, 천안함 46용사 묘역, 고(故) 한주호 준위의 묘소를 차례로 참배했다.

유가족들은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일본에 사과를 요구하는 사람은 있는데 북한에는 왜 사과를 요구하지 못하냐"며 "우리 아들들의 희생을 퇴색시키지 않으려고 지금까지 큰소리 한 번 내지 못했는데 이제야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취임 이후 첫 두 해에는 불참했다가 3년 차인 2020년 기념식에 참석했지만 '북한의 도발'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아 비판을 받았던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지적성 발언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늘 우리는 북한의 무력 도발에 맞서 서해를 수호한 용사들의 헌신을 기억하기 위해 이 자리에 함께하고 있다"며 '북한의 도발'이라는 표현을 6차례 사용했다.

윤 대통령은 고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인 윤청자 씨를 만나 "어머님께서 내주신 성금이 (3·26) 기관총을 사는 계기가 됐다. 국민들께 큰 감동을 주셨다"고 말했다. 윤씨는 "제가 낸 돈이 아니라 국민들이 내주신 돈이다. 윤 대통령 부부를 만나 정말 기쁘다. 가슴에 맺힌 응어리가 풀리는 것 같다"고 화답했다. 윤씨는 2020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에게 "이게(천안함 폭침) 북한의 소행인지, 누구의 소행인지 말씀 좀 해달라"고 기습 질문을 한 인물이다.

연평도 포격전에서 전사한 서정우 하사의 어머니 김오복 씨는 "보훈처를 보훈부로 승격해주셔서 유가족들에게 큰 힘이 됐다. 대통령의 확고한 뜻이 없었다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고 황도현 중사의 어머니인 박공순 씨로부터 아들이 머리가 함몰돼 전사했다는 얘기를 듣고 박씨를 꼭 껴안으며 위로했다. 또 윤 대통령은 천안함 46용사 묘역에서 고 정종율 상사의 아들인 정주한 씨를 만나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를 전했으며 천안함에서 산화해 머리카락과 손톱만이 현충원에 묻힌 장진선 중사의 이야기를 듣고선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윤 대통령은 천안함 생존 장병인 전준영 씨에겐 "잘 지내고 있지"라고 말하며 어깨를 토닥였다. 윤 대통령은 정치권에 뛰어들기 직전이었던 2021년 6월 6일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전씨 자택을 직접 찾은 바 있다.

지난해 당선인 시절 서해 수호의 날에 초청받지 못했던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행사에 공을 들였다. 이번 기념식은 규모 면에서 예년보다 훨씬 컸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이날 참석자는 2000여 명이다. 국가보훈처는 "그동안 코로나19 영향으로 소규모(200~250명)로 제한해 개최했지만, 올해는 그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엔 뒤편에 위치해 있던 유가족들과 참전 장병들의 좌석을 1열 등 주요 인사석으로 배치한 것도 특징이다. 윤 대통령 부부는 기념식 후 1열에 앉은 유족 및 참전 장병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박윤균 기자 / 우제윤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