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수중 핵폭발’ 무인 잠수정 첫 공개···11년 전부터 비밀리 개발
북한이 새로 공개한 무인 잠수정의 수중 핵무기는 국방력 발전 핵심 과업으로 제시된 주요 전략무기 중 하나다. 60시간에 달하는 잠항 시간을 고려하면 남한 항구 전역을 타격할 수 있기에 위협을 과소평가하면 안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지난 3월21일 함경남도 리원군 해안에서 훈련에 투입된 핵 무인 수중 공격정은 조선 동해에 설정된 타원 및 8자형 침로를 80~150m의 심도에서 59시간12분간 잠항하여 3월23일 오후 적의 항구를 가상한 홍원만 만수역의 목표점에 도달하였으며 시험용 전투부(탄두)가 수중 폭발하였다”고 밝혔다.
신문은 그러면서 “수중 핵 전략무기의 사명은 은밀하게 작전 수역에로 잠항하여 수중 폭발로 초강력적인 방사능 해일을 일으켜 적의 함선 집단들과 주요 작전항을 파괴소멸하는 것”이라며 “핵 무인 수중 공격정은 임의의 해안이나 항 또는 수상 선박에 예선하여 작전에 투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손원일함의 초대 함장 출신인 최일 잠수함연구소장(예비역 해군 대령)은 “북한 핵 무인 수중 공격정은 무인 잠수체에 핵무기를 탑재한 것”이라며 “목표 위치에서 수중 폭발에만 목적이 있으므로 무인 잠수체보다 ‘핵어뢰’가 적합한 용어”라고 평가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상륙을 위해 접근하는 함단이나 해군 항구기지를 공격한다는 의미”라며 “(수중 핵무기로) 직접 타격하기 보다는 해일을 발생시켜 피해를 입히겠다는 용도가 강해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이 ‘해일’로 명명한 핵 무인 수중 공격정은 주요 전략무기 개념으로 개발이 이뤄져왔다. 2021년 1월 노동당 8차 당대회에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으로 추진할 핵심 5대 전략무기로 제시됐다.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수중 발사 핵 전략무기”로 지칭한 것이다.
신문은 2012년부터 수중 핵 전략 공격무기 체계 개발 사업을 진행해왔다며 “2021년 10월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에서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에 이 수중 핵 전략무기 체계가 비공개로 보고되였다”고 이날 밝혔다.
신문은 그러면서 “이 비밀병기는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핵 무인 수중 공격정 ‘해일’로 명명되였으며 당 대회 이후 지난 2년간 50여차의 각이한 최종 단계의 시험을 거쳤다”며 “김정은 동지께서 무려 29차의 무기시험을 직접 지도하시였으며 (지난해 12월)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에서 작전배치가 결정되였다”고 밝혔다.
홍 실장은 “2012년 이후 개발 역사를 공개한 것은 그만큼 개발에 공을 들인 무기로 신뢰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라며 “북한이 ‘전략적 가치’를 높이 두고 비장의 카드로 준비해 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59시간12분의 잠항 시간을 감안하면 핵 무인 수중 공격정의 위협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평균 속력을 2노트(약 3.7km/h)로 해도 200㎞ 이상 이동한 것이고 4노트라면 400km 이상”이라며 “북한에서 바로 출발해도 남쪽의 모든 항구에 도달할 수 있는 거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 주장처럼 수상 선박에 예선해 작전에 투입할 경우, 상선으로 위장한다면 일본의 미국 해군기지나 괌도 (타격) 가능할 수 있다는 얘기”라고 했다.
정부는 구체적인 내용 파악에 나섰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 보도 내용에 대해 유관 기관과 함께 평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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