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쓰나미'로 항모·기지 타격 노려···"韓, 3축체계 강화해야"

권구찬 선임기자 2023. 3. 2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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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핵어뢰' 공개 무력시위]
이달 지상·공중 이어 수중폭발 훈련
러시아 어뢰 '포세이돈' 모방한 듯
탐지·요격 쉽잖아 '킬체인'에 위협
韓, 육해공 위험 '핵우산 강화' 시급
[서울경제]
북한이 21~23일 실시했다고 주장하는 자칭 '핵무인수중공격정 수중폭발 시험'에서 핵 어뢰 기폭 장치 폭발에 따른 여파로 보이는 화염이 수면 위에 발생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55명에 달하는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사건, 연평도 포격 사건 전사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한 것은 북한 도발 시 강력한 응징을 가해 서해 용사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의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는 북한의 도발이 날이 갈수록 대담해지는 데 따른 경고장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날 오전 북한은 ‘핵무인수중공격정’으로 핵 쓰나미를 일으키는 새로운 형태의 무기 체계를 시험한 사실을 사후 공개했다. 바닷속에서 은밀히 기동해 우리 측 해군기지와 유사시 전개한 미 항모전단 주변 수중에서 핵무기를 폭발시켜 타격한다는 개념이다.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21일부터 23일까지 새로운 수중 공격형 무기 체계에 대한 시험을 실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4일 보도했다. 통신은 “신형 무기 체계를 ‘비밀 병기’라고 칭하고 지난 2년간 50여 차례 최종 단계의 시험을 거쳤다”며 “수중 핵 전략무기 ‘해일’의 사명은 은밀하게 작전 수역으로 잠항하여 수중폭발로 초강력적인 방사능 해일을 일으켜 적의 함선 집단들과 주요 작전항을 파괴·소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매체는 ‘해일’이 80~150m의 심도로 59시간 12분간 잠항하다 목표 지점에 도달해 모의 핵탄두가 수중폭발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모의 수중폭발 시험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발표한 실체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신무기의 파괴력과 발사 플랫폼 등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으나 북한이 지상과 공중폭발에 이어 수중에서도 핵 위협을 과시해 해상 공격에 대한 방어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보도 내용대로라면 북한이 수중 핵폭발로 인공 해일을 일으켜 인근 해안 시설이나 함선 등에 타격을 주는 무기 체계를 개발 중이라는 의미가 된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속도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평균속력이 4노트(시속 7.4㎞)라면 사정거리가 400㎞ 이상으로 부산항까지 도달할 것”며 “무인 수중 무기 체계는 세계적으로 다양한 형태로 개발되고 있어 북한의 주장을 과소평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파괴력과 정밀성·항행력 등 완성도 여부를 떠나 부산과 평택 등 우리 해군 작전기지는 물론 유사시 한반도에 투입되는 핵추진항공모함 등 미국 해군 증원 전력이 타격 목표가 된다는 의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옆에 ‘핵무인수중공격정’으로 추정되는 수중 발사체 모습

북한이 주장하는 ‘핵무인수중공격정’은 잠수정이나 함정이 아닌 수상 드론 형태의 어뢰로 추정된다. 특히 러시아의 극강 전력으로 평가받는 핵 어뢰 ‘포세이돈’을 모방해 개발 중인 것이라는 게 군 안팎의 진단이다. 다만 ‘포세이돈’이 핵추진잠수함(SSBN)에서 발사하는 핵 추진 어뢰로 2Mt(메가톤·1Mt은 TNT 100만 톤 폭발량)급으로 가공할 파괴력을 지낸 데 비해 북한판 핵 어뢰는 검증이 안 돼 초보적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북한 잠수함 수준으로 고려하면 잠수함에서 발사했다기보다는 육상이나 바지선 같은 곳에서 쐈을 가능이 크다”며 “다만 공개된 사진상의 크기가 북한 어뢰보다 커 핵탄두 탑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표면적으로 다음 주 실시할 대규모 ‘쌍용’ 상륙 훈련은 물론 조만간 한반도에 전개될 미 항모전단에 대한 무력시위 성격이지만 수중 공격은 요격은 물론 탐지도 어려워 자위권 차원의 선제 공격인 ‘킬체인(Kii Chain)’등 한국형 3축 체계 운용에 적지 않은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3축 체계는 현재는 하늘에서 날아오는 핵 공격에 대한 방어 성격이 짙다. 최일 잠수함연구소장은 “수중 무인체는 재충전과 회수 기능도 없어 핵무기를 탑재하고 목표 위치에서 폭발만 하면 되기에 매우 단순하고 실현하기 쉬운 기술”이라며 “특히 발사관에서 쏘는 것이 아니므로 핵무기 탑재도 상대적으로 쉽다”고 분석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정은 참관 29회라고 밝힌 것을 보면 북한이 ‘전략적 가치’를 높이 두고 비장의 카드로 준비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 공군은 북한이 신형 공격 무기를 공개한 이날 오후 공대공·공대지 무장 실사격 훈련을 실시한 것을 전격 공개했다. 또 양국 군은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원격 발사대 전개 훈련을 처음으로 실시했다. 원격 발사대가 전개되면 사드의 방어 범위가 더 확장된다./권구찬 선임기자 박경은기자

권구찬 선임기자 chan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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