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어버린 '연포탕'… 국민의힘 지도부에 충청권 소외
선거 풍향계 충청권은 전무
친윤일색에 지역 불균형 겹쳐
국민의힘 지도부 인선이 마무리된 가운데 총선 승리의 바로미터인 충청권 인사가 한 명도 포함되지 못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연포탕(연대·포용·탕평) 정치를 확언했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말이 무색하게 김 대표가 속한 부산·울산·경남(PK) 인사는 5명이나 포함된 것과 대조적이다.
24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 최고위원,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및 부총장, 대변인 등 김 대표 취임 이후 새로 임명된 주요 당직자 중 충청권 인사는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은 박대출 의원을 정책위의장에 임명하며 당 지도부 인선을 사실상 마무리 지었다.
지도부에는 PK 출신이 단연 많았다. 울산 출신 김 대표를 포함해 장예찬 청년최고위원, 박 정책위의장,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 김민수 대변인 등 총 5명이 PK 출신이다. 다만 김 대변인은 유년기에 상경해 현재 경기 성남 분당을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다.
서울·수도권 출신으로는 김병민 최고위원, 배현진 조직부총장, 윤희석·김예령 대변인 등 4명이 선출됐다. 보수 텃밭이라 불리는 대구·경북(TK) 출신은 김재원 최고위원, 강대식 지명직 최고위원, 구자근 비서실장 등 3명이다. 이어 강원권은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사무총장과 유상범 수석대변인 등 2명이나 포함돼 약진했다. 이외 조수진 최고위원은 호남, 태영호 의원은 북한을 고향으로 두고 있다.
이처럼 지역별로 인선이 고루 이뤄진 가운데 유일하게 충청도에선 주요 당직 인사를 배출하지 못했다. 충청도는 과거 자민련 시절부터 보수와 진보 진영의 팽팽한 선거 맞대결에서 캐스팅보트를 쥐며 선거의 풍향계 역할을 톡톡히 해 몸값을 올렸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부친의 고향인 충청도를 정치적 고향이라 부르며 아껴왔다.
특히 4월 7일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김학용 의원(경기도 안성)과 윤재옥 의원(대구 달서을)의 2파전이 유력해 충청권 출신이 당선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직전 비상대책위원회 지도부만 해도 정진석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성일종 정책위의장 등 충청권 인사들이 요직을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지도부에서 충청권이 사라지며 향후 총선 국면에서도 충청권이 소외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울러 당 지도부가 친윤계 일색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지역 불균형 문제까지 불거질 경우 김 대표의 취임 초 리더십에도 균열이 발생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지명직 최고위원에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강 의원을 임명한 것 외에 대다수 당직이 친윤계 인사로 채워졌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일부러 특정 지역을 소외시키거나 배제할 이유도 없겠지만 이처럼 특정 지역 출신이 아예 없을 경우 지역의 목소리를 전달할 창구가 줄어든다"며 "특히 전국 단위 선거인 총선 국면에서 특정 지역의 부재는 하나의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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