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개미 vs 공매도 전쟁 … 널뛰는 에코프로 주가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2023. 3. 2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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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지표' 대차잔고 감소
"더 간다" 개인 연일 공격매수
에코프로 3사 거래규모 급증
삼성전자의 2배 육박하기도
증권가 "투자 주의를" 경고도

올 들어 급등세를 이어가는 에코프로 3사(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에이치엔)에 대해 개인투자자들이 공격적인 매수에 나서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에코프로 3사의 거래 규모는 1조9301억원으로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거래 규모(1조962억원)의 배 가까이 치솟았다.

세 기업의 시가총액 합은 34조원으로 삼성전자(376조원) 대비 10분의 1 이하다. 증권가에서는 에코프로 3사 주가가 최근 단기 급등이 지속되는 만큼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 들어 지주사인 에코프로 주가는 310% 넘게 올랐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 주가는 각각 150%, 100%가량 상승했다. 에코프로그룹은 지주사 에코프로와 2차전지 소재 사업을 하는 에코프로비엠, 환경 관련 사업을 하는 에코프로에이치엔이 상장돼 있다. 지난 23일 SK온과 협력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은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상장을 추진 중이다.

24일 에코프로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00원(0.22%) 상승한 45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597억원, 기관투자자들은 270억원어치의 에코프로 주식을 매도했고 개인투자자들이 물량을 받아냈다.

에코프로그룹주는 최근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변동폭이 가장 심했던 거래일은 23일(8만9000원)이다. 이날 장 초반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꾸준히 올라 49만5500원에 육박한 주가는 30분 새 20%가량 하락해 40만원대에 주가를 형성한 뒤 다시 10% 상승한 45만5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 등 계열사도 유사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총이 10조원을 넘긴 기업으로서 주가 변동성이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에코프로는 일간 장중 고가와 저가 차이를 당일 종가로 나눠 계산한 일간 변동률이 지난 1월 4% 수준에서 3월에는 11%까지 높아졌다.

증권가에서는 에코프로의 주가 변동이 심해지는 이유를 공매도 청산과 개인들의 공격적인 매수 영향으로 보고 있다. 에코프로는 2월 이후 주가가 집중적으로 올랐다. 이 기간 대차잔고주수와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금액은 함께 상승했다. 대차잔고주수란 투자자가 금융투자회사 등에서 주식을 빌린 뒤 갚지 않은 주식 규모다. 통상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해석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에코프로의 대차잔고주수는 165만7720주였으나 불과 보름여 만인 28일에는 288만3195주로 증가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에코프로를 같은 달 15일 148억원, 16일 290억원, 17일 997억원어치 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3월 들어서는 대차잔고 감소가 이뤄지는 도중에 개인들의 순매수가 지속되며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23일까지 에코프로 주식을 총 7286억원어치 사들였다. 한 개인투자자는 "현재 증시에서 유동성이 들어올 수 있는 분야가 2차전지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기업의 펀더멘털도 괜찮아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버틸 생각"이라고 말했다.

에코프로그룹주 급등 열풍을 타고 최근에는 에코프로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수화학이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우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현재 주가가 설명하기 어려운 수준이란 의견도 나온다. 일례로 에코프로 주가는 가장 최근 발간된 보고서(2월 3일)인 삼성증권의 목표주가 16만원 대비 3배에 가까운 45만6000원(24일 종가)이다. 한 증권사 2차전지 담당 애널리스트는 "에코프로 주가가 올해 들어 너무 급등해 현재 주가 수준에서는 제대로 된 회사 분석이 불가능하고 주가 급등락 설명도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지금 주가를 설명할 수 있는 보고서를 내놓기가 쉽지 않아 다들 보고서를 발표하지 못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귀띔했다.

에코프로그룹사가 코스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다 보니 개별 종목의 증시 불확실성이 시장 전체에 미칠 파급 효과도 우려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23일까지 에코프로그룹 3사 시총 총합은 54.4% 증가한 반면 나머지 코스닥 기업 시총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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