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라면 사막도 바다” 아미 울린 방탄소년단 지민의 ‘편지’[들어보고서]

황혜진 2023. 3. 2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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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황혜진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이 진심 어린 '편지'로 전 세계 팬 아미(ARMY)들의 마음을 울렸다.

지민은 3월 24일 오후 1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신보 'FACE'(페이스)를 발매했다.

이번 앨범은 지민이 2013년 6월 데뷔한 이래 처음 선보인 정식 솔로 음반이라는 점에서 음악 팬들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앞서 사운드 클라우드를 통해 공개한 솔로 자작곡 '약속', 'Christmas Love'(크리스마스 러브), 방탄소년단 앨범 'MAP OF THE SOUL : 7'(맵 오브 더 소울 : 세븐)에 수록한 첫 정식 프로듀싱 곡 '친구', 태양과의 협업 싱글 'VIBE'(바이브) 등을 통해 작사, 작곡 역량을 부단히 갈고닦은 지민은 첫 솔로 앨범 작업에도 피독(Pdogg), 슈프림 보이(Supreme Boi)와 함께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지민은 앨범 발매 후 Mnet '엠카운트다운'과 KBS 2TV '뮤직뱅크', SBS '인기가요', KBS 2TV '홍김동전' 등 방송은 물론 영상통화 팬사인회, 온라인 콘텐츠 등을 통해 팬들과 소통할 계획이다. 신곡 무대는 25일 미국 NBC 인기 프로그램 'The Tonight Show Starring Jimmy Fallon'(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에서 최초 공개한다.

▲ "더 이상 아파도 숨지 않아" 그림자 뚫고 새로운 시작

신보 'FACE'는 트랩 소울 장르 'Face-off'(페이스-오프)를 필두로 몽환적 악기 사운드가 돋보이는 'Interlude : Dive'(인터루드 : 다이브), 신스 팝 장르의 타이틀곡 'Like Crazy'(라이크 크레이지), 팝 발라드 'Alone'(어론), 힙합 장르의 선공개곡 'Set Me Free Pt.2'(셋 미 프리 파트 투), 'Like Crazy' 영어 버전까지 총 6트랙으로 구성됐다. 지민은 특유의 감미롭고도 호소력 짙은 목소리를 무기로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청자들의 마음을 간질인다.

무엇보다 오랜 팬들에게조차 놀랍게 다가올 만큼 진솔한 메시지가 인상적이다. 지민은 '얼굴'과 '직면하다'라는 중의적 의미의 앨범명 'FACE'처럼 자신의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는 동시에 지난 2년여의 팬데믹 기간 자신을 온전히 마주하며 느낀 감정들의 부침을 가감 없이 풀어냈다. 그림자로 대변되는 갖가지 부정적 감정들을 떨쳐냄으로써 온전히 자신을 마주하기까지의 과정을 다룬 자전적 음반인 만큼 전 수록곡이 유기적으로 얽혀 있다.

한때 지옥 같던 나날 속 "머저리 같이" 살았던 지민은 'Face-off' 리버스(Reverse)로 시작되는 'Interlude : Dive'에서 행복했던 기억과 슬프고 외로웠던 기억을 동시에 안고 꿈속으로 들어가는 과정을 구현했다. 대형 공연장에서 관객들의 환호 속 "여러분 지민입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는 자신의 목소리, 혼자만의 공간으로 돌아와 손수 술을 따라 마시는 소리 등 일상생활에서 직접 녹음한 사운드를 활용해 공허함을 청각화했다.   

이별 후 상처를 다룬 동명의 영화 'Like Crazy'에서 영감을 받아 써 내려간 타이틀곡 'Like Crazy'에서는 "네가 알던 나를 찾기엔 멀리 온 걸까"라며 상실감에 지배된 현실을 외면하고, 영원히 꿈속에 머물고자 하는 화자의 공허한 감정을 표현했다.

칠흑 같던 내면을 가장 적나라하게 털어놓은 곡은 'Alone'이다. 지민은 "눈앞에서 웃고 있는 모두가 무섭게 느껴져 도망치려 했지만 갈 길을 잃어버린 지금의 너", "매번 괜찮은 척하는 내 모습이 한심하게 느껴져"라는 노랫말로 끝없이 반복되던 어둠의 나날을 회상했다. 다행스러운 점은 미로처럼 고통스럽던 현실에 숨거나 냉소하는 데 그치지 않고, 'Set Me Free Pt.2'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공공연하게 표명했다는 점이다. 비로소 손에 쥔 자유는 'FACE'를 기점으로 또 다른 출발선에 선 솔로 아티스트 지민의 다음 장을 기대하게 한다.

▲ "우리가 함께라면 사막도 바다…" 지민의 뭉클한 '편지'

어둠을 뚫고 나온 지민의 시선이 닿은 곳은 어김없이 아미다. 2018년 12월 공개한 첫 자작곡 '약속'이 생각의 늪에 빠져 아파했던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써 내려간 자신과의 다짐이었다면 그로부터 5년 후 발매한 첫 솔로 앨범 'FACE' 7번 트랙(실물 버전 음반을 통해서만 들을 수 있는 히든 트랙) '편지'는 그림자를 뚫고 한층 단단해진 지민이 팬들에게 건네는 러브레터다.

지민은 잔잔한 파도 소리가 배경음으로 깔린 '편지를 통해 "어떤 말 해야 할지 또 어떻게 전할지 서툴기만 하네요. 뻔하단 걸 알지만 가볍지 않도록 이 말을 전할게요"라고 운을 뗐다. 이어 자신이 넘어질 때마다 손을 내밀어주던 팬들에게 이젠 자신이 손을 잡아줄 테니 행복하길 바란다고 고백했다.

방탄소년단 데뷔 앨범 '2 COOL 4 SKOOL(투 쿨 포 스쿨)' 히든트랙 '길', 그리고 LOVE YOURSELF 承 'Her'(러브 유어셀프 승 '허') 히든트랙 '바다'와 연계되는 가사 역시 눈물 버튼이다. 방탄소년단은 두 곡을 통해 데뷔 전 꿈꾸던 가요계가 바다인 줄 알았으나 실상 사막과 같았다며 팬들과 함께 시련을 딛고 희망을 찾아 나서겠다는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이에 더해 지민은 '편지'에서 "시간이 흐른 뒤에도 우린 그대로일까. 처음 만난 그때처럼. 우리가 함께라면 사막도 바다가 될 수 있던 그때 그 모습 그대로"라고 노래했다. 이는 2017년 12월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단독 콘서트 '2017 BTS LIVE TRILOGY EPISODE Ⅲ THE WINGS TOUR THE FINAL'(2017 비티에스 라이브 트릴로지 에피소드 쓰리 윙스 투어 더 파이널)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고척돔을 가득 메웠던 2만여 명의 아미들은 일제히 '우리 함께라면, 사막도 바다가 돼'라는 슬로건을 들며 방탄소년단과의 동행을 약속했다.

어느덧 데뷔 10주년을 앞두고 있지만 방탄소년단의 아미 사랑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지민은 '편지' 말미 "떠나지는 마. 그냥 내 곁에 stay. 작디작은 날 크게 봐준 너에게 받은 만큼만 전할 수 있게. 내가 했던 말 지킬 수 있게. 걱정하지 마. 그냥 네 곁에 stay. 어떤 날이 기다릴지 모르기에 무섭긴 하지만 겁이 나지만 함께라는 말 항상 잊지 마"라고 덧붙였다.

(사진=빅히트 뮤직)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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