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덮친 황사...중 연구진 “해마다 더 자주 오고 더 세진다”

송복규 기자 2023. 3. 24.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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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황사, 이번 주 내 영향권 벗어날 듯
“중국 베이징 대기오염 영향은 제한적”
중국 산업화로 중금속 포함되기도… “건강관리 유의해야”
중국발 황사가 찾아온 24일 오전 서울 시청역 전광판에 '미세먼지 나쁨'이 표시돼 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4시 기준 미세먼지(PM-10) 경보를 해제하고 주의보로 전환했다. /뉴스1

매년 봄철마다 한반도를 덮치는 중국발 황사로 미세먼지주의보가 내려졌다. 최근 본격적으로 시작된 황사는 이르면 주말 사이 영향이 누그러질 전망이다. 황사는 모래뿐만 아니라 호흡기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유해물질이 포함된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환경부는 24일 수도권과 충청, 호남, 제주, 경북 지역에 미세먼지주의보를 발령했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1시간 평균 미세먼지(PM10·1000분의 10㎜) 농도는 서울 174㎍/㎥, 강화 191㎍/㎥, 서청주 213㎍/㎥, 광주 150㎍/㎥, 부산 144㎍/㎥ 등이다.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36㎍/㎥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황사 영향이 심해진 전날에는 한때 서울은 385㎍/㎥, 강화 391㎍/㎥, 서청주 385㎍/㎥, 군산 294㎍/㎥ 등으로 대기질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수도권과 중부지역에 황사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시켰다. 황사 위기경보 ‘주의’ 단계는 미세먼지 농도가 300㎍/㎥ 이상으로 지속할 때 발령한다.

이번 황사는 중국 고비사막과 네이멍구 고원에서 발원해 규모를 키우면서 한반도에 상륙했다. 특히 중국 수도 베이징의 미세먼지 농도가 22일 오전 500㎍/㎥에 달하면서, 황사가 한반도에 더 많이 유입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전 세계에서 채택하는 공기질지수(AQI)는 우수(0∼50㎍/㎥), 양호(51∼100㎍/㎥), 약한 오염(101∼150㎍/㎥), 중급 오염(151∼200㎍/㎥), 심각 오염(201∼300㎍/㎥), 엄중 오염(301∼500㎍/㎥) 등 6단계로 나뉘는데, 이미 수치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대기오염이 심각한 것이다.

기상청은 이번 황사는 이르면 25일이나 이번 주 중으로 영향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베이징에서 나타나고 있는 황사와 미세먼지의 한반도 유입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중국과 한반도 상공에 나타난 기류 흐름을 살펴본 결과, 베이징의 공기가 한반도로 유입될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 기류는 베이징의 동쪽에서 시계 방향으로, 한반도 기류는 서해 쪽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돌고 있다. 이 경우 베이징의 공기는 중국 산둥반도로 흘러간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현재 한반도 미세먼지 농도는 200㎍/㎥ 수준으로, 농도가 400㎍/㎥ 수준이었던 전날과 비교하면 옅어졌다”며 “한반도는 이날까지 황사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25일부터는 황사 영향권에서 조금씩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우 통보관은 “현재 한반도로 들어온 황사는 중국 베이징에서 나타난 대기오염 현상과는 관계가 없다”며 “이번 황사는 내몽골 고원과 고비사막에서 발원한 것이 베이징 동쪽을 돌아와 상륙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사는 통상적으로 중국 내륙 사막에서 발생한 모래바람을 의미하지만, 산업화로 인해 중금속이 섞여 인체에 치명적인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최근에는 황사에 납과 카드뮴, 크롬 등의 중금속이 묻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황사에 장기간 노출되면 만성 폐질환은 물론, 심장·뇌·간으로 유해물질이 이동해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기상청은 다양한 관측기법을 활용해 황사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황사 발생 시 노약자나 호흡기질환자는 최대한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2시 기준 서울을 포함한 전국에 황사가 관측되고 있다”며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건강관리 등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발 황사는 중국 고비사막과 고원지대의 사막화로 점점 길고 강력해질 전망이다. 정젠종 중국 남방과학기술대 교수는 황사의 발원지인 고비사막에서 기후변화와 과도한 방목으로 사막화가 진행되면서 지난 10년간 황사 빈도가 증가했다는 연구결과를 지난해 5월 국제학술지 ‘환경 과학: 대기(Environmental Science: Atmospheres)’에 발표했다.

몽골 지역의 모래폭풍은 2012년 기준 초속 3m에서 2020년 초속 3.7m로 강력해졌다. 같은 기간 모래폭풍이 발생하는 기간도 46일에서 57일로 늘어났다. 연구팀은 풍속 증가와 모래폭풍 빈도가 비례한다며 건조 지역의 식생 감소와 건조한 토양 포면 상태가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지역의 사막화 면적은 1976~1988년 2100㎢에서 1988~2000년 3600㎢로 계속 증가했다.

연구팀은 “황사 활동은 예측하지 못한 미래에 더 빈번하고 심각해질 수 있음을 예고한다”며 “이 과정은 바람 침식이 일어나도록 하는 지형을 만드는 활동에 의해 발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황사 발생을 완화하기 위해 식생이 있는 지표를 회복하는 등 효과적인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참고 자료

Environmental Science: Atmospheres, DOI: https://doi.org/10.1039/D2EA00058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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