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석축 저온 저장시설 발견..'냉장고 추정'

유선준 2023. 3. 2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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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역사공원 조성 부지에서 백제 시대에 쓰던 대형 석축 저온 저장시설이 확인됐다.

24일 전북 익산시와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번에 발굴된 저온 저장고는 총 2기로 기반토인 풍화암반층을 직사각형으로 굴착 후 그 안에 잘 다듬어진 석재를 조밀하게 쌓아 벽체를 구성한 구조로 만들어졌다.

이번에 발견된 저온저장고는 왕실과 관련된 시설일 가능성이 높아 백제 왕실 문화를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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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시대의 냉장고격인 대형 석축 저온 저장고 2기가 전북 익산에서 발굴됐다. 저장고는 정교한 시설과 함께 통풍구도 갖추고 있다./사진=문화재청 제공

[파이낸셜뉴스] 서동역사공원 조성 부지에서 백제 시대에 쓰던 대형 석축 저온 저장시설이 확인됐다.

24일 전북 익산시와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번에 발굴된 저온 저장고는 총 2기로 기반토인 풍화암반층을 직사각형으로 굴착 후 그 안에 잘 다듬어진 석재를 조밀하게 쌓아 벽체를 구성한 구조로 만들어졌다. 국내 최초로 외부 공기가 드나드는 통기구까지 갖추고 있다.

1호는 길이 4.9m, 너비 2.4m, 높이 2.3m이고, 2호는 길이 5.3m, 너비 2.5m, 높이 2.4m로 2기가 거의 비슷한 규모다.

저장고 동쪽 장벽의 상부에는 각각 3조의 통기구가 설치됐다. 이들 통기구는 쪼갠 돌인 판석과 길게 다듬은 장대석을 사용해 50㎝ 정도의 간격을 두고 밖에서 안으로 19~ 23도 기울여 동쪽으로 돌출되게 만들어졌다. 이는 저장고 안의 더운 공기를 자연적으로 밖으로 배출해 내부 온도를 차갑게 유지하기 위한 공법으로 판단된다.

바닥은 잡석과 사질점토를 섞어 반반하고 고르게 만들어 습기를 차단하도록 했다. 이러한 대형 석축 저온 저장고는 치밀한 설계에 따라 건축된 당대 최고 과학기술의 집적체로 오늘날 냉장고와 같은 기능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저온 저장고 내에서는 백제 왕궁(왕궁리유적)에서 출토된 유물들과 동일한 벼루편, 전달린토기편(어깨에 넓적하게 둘러진 부분이 있는 토기), 대부완(낮은 굽다리가 달린 완), 인장와(도장을 찍은 기와) 등이 출토됐다.

바닥면에서는 식물의 열매나 과실의 흔적인 종실 유체도 검출됐다. 1호에서는 참외, 들깨 등의 재배 작물과 딸기속, 다래, 포도속, 산뽕나무와 같은 채집 종실류가, 2호에서는 참외, 밀, 조, 팥 등의 재배 작물과 다래, 포도속과 같은 채집 종실류가 검출됐다.

지금까지 백제 지역에서 발견된 저장고는 왕도였던 공주 공산성과 부여 관북리유적 등 궁궐로 추정되는 유적에서만 확인됐었다. 이번에 발견된 저온저장고는 왕실과 관련된 시설일 가능성이 높아 백제 왕실 문화를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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