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건전화’ ‘가동률 회복’ 두마리 토끼 잡은 LG전자, 실적 전망도 ‘쾌청’

최지희 기자 2023. 3. 2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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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자산·회전율 모두 개선돼
80%대 가동률도 1분기 정상화
중국發 저가경쟁 심화 제품 덜 만들고
유통재고는 마케팅 비용 더해 털어내
수익성 높은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
올해 실적 선순환 예상
증권사들도 실적 전망치 올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CES 2023' LG전자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조주완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박성우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로 기업들이 재고와의 전쟁에 나선 가운데 LG전자의 유통 재고 수준이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평년 수준을 회복해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특수로 전자·IT 산업이 호황을 누린 2021년보다 현재 재고 수준이 개선된 기업은 드물다. LG전자가 지난해 적자 폭 확대를 감수하면서까지 선제적인 재고 소진에 나선 결과, 시장은 올해 LG전자가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24일 LG전자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재고자산회전율은 2021년 말 6.4회에서 2022년 말 6.6회로 높아졌다. 회전율이 높을수록 재고자산이 빠르게 매출로 이어지는데, 회전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안 팔리는 재고가 줄었다는 뜻이다. 국내 주요 기업 중 지난해 말 기준 재고자산회전율이 2021년 말 대비 상승한 기업은 드물다. LG전자의 재고 자산은 지난해 말 별도 기준 1조5233억원으로, 2021년 말(1조6490억원)보다 7.6%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재고 자산은 평년 수준을 회복했고, 올 1분기에도 이와 비슷하거나 더 개선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재고 수준을 빠르게 정상화할 수 있었던 건 생산을 줄이고 일부 손해를 보면서까지 재고 소진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LG전자의 가동률은 평년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TV부문(HE사업본부) 가동률 81.2%, 생활가전(H&A) 중 세탁기 84.3%, 에어컨 96.2%, 냉장고 103.6% 등으로, 2021년 말 TV부문 가동률 96.6%, 세탁기 106.5%, 에어컨 110.4%와 비교하면 현격히 낮아진 수치다. 가동률을 낮추면 고정비 부담이 커져 실적은 악화하게 되는데, 이를 감수하고 지난해 하반기 생산 조절을 강도 높게 진행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4분기 LG전자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90.7% 급감한 693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처럼 직접 생산하는 제품 비중이 높은 회사의 경우 총 생산 능력 대비 80%대 가동률은 평균보다도 낮은 편으로 봐야 한다”며 “가전의 특성상 한 해가 지나면 가치가 급락하므로 중국 업체와 경쟁이 치열한 중저가 가전은 생산을 아예 줄이고, 유통에 나가 있는 재고는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헐값이 되기 전에 털어내는 식으로 재고 정리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정희 LG전자 HE경영관리담당 상무도 지난 1월 열린 2022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세계 TV 수요 감소로 자사 및 유통사의 재고가 급증해 재고 수준 정상화를 위해 마케팅 비용 관련 지출이 큰 폭으로 발생했다”며 “다행히 철저한 물동 관리와 적극적인 재고 건전화 노력으로 유통 재고 수준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해 평년 수준에 근접했다”고 말했다.

LG전자의 미국 테네시 공장. 테네시 공장은 최근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한 라인에서 제조하는 ‘완결형 통합생산체제’를 갖춘 건조기 생산라인을 본격 가동했다. /LG전자 제공

손해를 안고 감행한 선제적인 재고 정리 덕에 올해 LG전자의 사업은 선순환이 예상된다. 가동률도 현재 대부분 평년 수준을 회복해 시장은 LG전자의 올해 실적 전망이 매우 밝다고 평가한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분기 현재 생활가전, 전장 부문 등의 가동률이 2022년 1분기 이후 1년 만에 100%를 회복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기대 이상의 실적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이어지면서 분기 평균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센터장은 “오는 2분기 영업이익은 9000억원을 넘겨 14년 만에 최대 실적 달성이 예상된다”고 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적극적인 재고 조정 이후 올해 프리미엄 매출 중심의 성장 전략과 효율적인 재고 관리, 원자재 및 물류 측면에서의 원가 개선과 비용 감소 등으로 각 사업별 영업이익률이 시장 예상치보다 오를 전망”이라고 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도 “전기전자 업종 안에서 차별적이고 극적인 실적 모멘텀이 부각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둔화 국면에서 판매가격, 출하량, 원가 측면에서 모두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고 특히 가전은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수요가 양호하며, 신제품을 앞세워 점유율도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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