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해 운전자 핸들 뺏어도 운전 아냐…어디부터 음주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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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운전이란 '도로 등에서 차량을 그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김무훈 법무법인 태림 변호사는 "술에 취한 사람이 핸들을 임의로 조작해 사고가 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은 안타깝다"면서도 "일시적으로 운행을 방해하기 위해 핸들을 조작한 것만으로는 '자동차를 본래의 사용 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으로 볼 수 없기에 이를 음주운전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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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관악경찰서는 지난 17일 만취 상태로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중 택시기사가 운전하는 핸들을 향해 팔을 뻗어 잡은 혐의로 50대 남성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의 이 같은 행위로 A씨가 타고 있던 택시는 중앙분리대와 충돌했다. 경찰은 A씨의 행위가 '운전'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보고 업무방해 등 혐의를 적용했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운전이란 '도로 등에서 차량을 그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법조계에서는 핸들을 움직이는 것과 함께 엔진의 동력으로 차를 움직일 수 있어야 운전이 성립한다고 본다.
판례를 보면 술에 취한 운전자가 기어를 중립에 놓고 차량이 움직였을 경우 음주운전이 아니다. 2013년 경기도 안산에서 B씨는 술에 취한 채 운전석에 앉아있다가 다른 차량을 들이받았다. 사고 직후 경찰은 B씨의 차량 기어가 '주행' 상태에 놓인 것을 보고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했다.
B씨는 재판에서 사고 당시 기어를 '주행'이 아니라 '중립'에 놨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발견한 주행 기어는 사고 직후 동승자가 수습을 위해 기어를 바꾼 것이라고 했다. 사건은 대법원까지 갔으나 법원은 B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또 술에 취한 운전자가 '주행' 모드에 놓고 운전을 시도했으나 차가 고장 나 움직이지 않은 경우도 음주운전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의 다른 판례도 있다.
법조계에서는 대부분 이같은 판례를 종합했을 때 A씨의 행위는 '운전'으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A씨 사례의 경우 운전석에 앉은 택시기사가 변속 페달을 조절하고 있었기 때문에 운전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당시 택시 기사가 속력을 조절해 충돌 당시 차량은 저속 주행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무훈 법무법인 태림 변호사는 "술에 취한 사람이 핸들을 임의로 조작해 사고가 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은 안타깝다"면서도 "일시적으로 운행을 방해하기 위해 핸들을 조작한 것만으로는 '자동차를 본래의 사용 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으로 볼 수 없기에 이를 음주운전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권민정 법무법인 테헤란 변호사도 "운전하는 사람에게 협박 등 영향력을 행사해서 엔진을 조절했다면 운전으로 볼 여지가 있겠지만 이 경우는 운전에 해당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일각에서는 차량이 운행 중인 것을 인지하고 있던 A씨가 핸들을 움직인 것은 운전할 의사가 있다고 볼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박도민 법률사무소 수훈 대표변호사는 "속도를 인지하고 있음에도 자신이 운전대에 손을 뻗은 것은 내 의지대로 차를 운행하겠다는 의지가 아니겠느냐"며 "택시기사도 다칠 수 있는 사고였기에 죄질도 나빠 보여서 음주운전인지 아닌지 법원의 판단을 받아볼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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