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금융 위기, '가상자산' 기회로 단정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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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인 금리 인상 정책에 글로벌 중소 은행들이 경영을 중단하는 등 전통 금융 시장에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통 금융의 대안으로 가상자산이 주목받고 있지만 향후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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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디넷코리아=김윤희 기자)지속적인 금리 인상 정책에 글로벌 중소 은행들이 경영을 중단하는 등 전통 금융 시장에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통 금융의 대안으로 가상자산이 주목받고 있지만 향후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종섭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민·당·정 간담회'에서 발제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이종섭 교수는 먼저 최근 뱅크런이 이어지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이 초고속으로 진행되면서,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고 봤다. 단기 대출 금리가 인상됨에 따라, 단기로 자산을 빌리고 장기간 대출해주는 과정에서 이윤을 창출하는 은행의 수익 모델이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다.
미국 당국은 현재까지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이 유지되고 있다는 입장이나, 실리콘밸리뱅크(SVB)와 시그니처뱅크, 실버게이트 등 중소 은행에서 최근 뱅크런이 발생한데다가 이런 사태를 초래한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지속돼 있는 만큼 은행 수익 악화는 피할 수 없다고 봤다.
이런 전통 금융 시장에서 발생한 위기는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가상자산 시장으로도 확산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 교수는 "USD코인(USDC)이 최근 은행 뱅크런이 발생한 뒤 고정 가치인 1달러 아래로 급락했는데, 이는 코인 담보 자산 중 8%가 파산한 SVB에 보관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라며 "여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스테이블코인이 디파이 담보로 많이 활용되기 때문에 스테이블코인의 가치 하락은 디파이 상에서의 대규모 청산 및 자산 폭락을 불러올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전통 금융에 닥친 위기가 가상자산 시장으로 번질 가능성은 클까. 이 교수는 현재까진 확실치 않다고 봤다. 오히려 가상자산 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촉발할 가능성도 점쳤다.
이 교수는 "중소은행에 뱅크런이 발생하자 미국 금융 당국이 예금 보전 계획을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달러 추가 발행도 포함돼 있다"며 "달러 인플레이션이 예상되기 때문에 SVB 파산 이후 비트코인 시세가 상승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초기 비트코인이 전통 금융 시스템의 대체재로 주목을 받았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된 셈"이라며 "시장이 중앙은행의 위험 관리 능력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되고, 인플레이션이 유일한 해법이란 것을 인식하게 되면서 대체 자산으로 비트코인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해 가상자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동안 비트코인 시세는 나스닥, S&P500 지수 등과 강한 상관관계를 보이면서 동반 하락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금과의 상관관계가 강해지고, 나스닥과 S&P500와는 괴리되고 있다.
반면 금융위기가 현 상황에서 더욱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유럽 은행의 유동성 위기 사례가 추가된다면 은행들은 보유한 안전자산인 국채를 시장에 급매로 내놓게 되고, 그렇게 되면 미국으로 다시 금융 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며 "이런 상황으로 흘러가면 미국 국채만 자산으로서 선호되고, 다른 자산 시장에서는 공통적으로 급락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런 상황에선 투자자 보호 문제를 심각하게 들여다봐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김윤희 기자(kyh@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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