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문전박대…하이트진로의 '일방 소통'[현장에서]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금 꽉 차서 못 들어 갑니다. 저희가 먼저 기다리고 있어요."
24일 오전 방문한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 하이트진로(000080) 정기 주주총회장.
또 하이트진로가 지난 수십 년간 주총을 주주와 소통 없이 개최해왔다는 점도 짐작할 수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반주주 입장 못하게 통제…주주 권리행사방해
과거 주총꾼 막기 위해 직원 동원한 악습 여전히
김인규 대표 "고객 소통" 약속했지만…공염불 우려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지금 꽉 차서 못 들어 갑니다. 저희가 먼저 기다리고 있어요.”
소액주주인 기자도 주주명부 확인과 온도체크 등을 거치고 입장하려고 했지만 문전박대당했다.
입구를 가로막아선 이들은 “저희도 주주인데 먼저 서 있다”는 말과 함께 출입을 통제하며 위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날 하이트진로는 중요한 안건이 있어 ‘표 대결’을 해야 하는 상황도 아니기에 의아했다. 정기 영업보고와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강명수 사외이사 선임 등 평범한 안건을 상정시켰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 경영관리팀 직원은 “저희가 다른 주총을 안 가봐서 잘 모르는데 다른 회사들도 이렇게 통제하지 않느냐”며 “저희는 늘 이렇게 해왔다”고 답했다. 한 명의 주주도 주총에서 의견을 내지 못하도록 막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하이트진로가 지난 수십 년간 주총을 주주와 소통 없이 개최해왔다는 점도 짐작할 수 있다.
주주가 주총에 참여하는 권리를 막는 것은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 상법상 주주가 주주총회에 참가해 의사결정에 참가할 수 있는 의결권을 제한한 행위이자, 형법상 주주의 권리행사방해죄에 해당할 수 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이날 인사말에서 “MZ세대는 물론 다양한 계층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주주 여러분이 요구하는 투명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존경받는 기업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날 개인주주들을 대하는 하이트진로의 모습은 과연 어땠나. 1년 중 주주의 가장 큰 행사인 주총에서조차 출입을 막은 만큼 김 대표의 말이 공염불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변즉생 생즉사’. 변하지 않으면 죽을 수 밖에 없다. 내년 창립 100주년을 앞둔 하이트진로 주총에서 김 대표가 강조한 슬로건이다. 전자투표제 도입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내년에는 개인주주에게도 주총장 문을 여는 변화를 기대해본다.
윤정훈 (yunright@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치킨값 또 오른다'…교촌치킨, 4월 3일부로 3000원 인상
- ‘3·1절 일장기 목사' 국힘 당원 확인...이철규 "출당 요구 후 탈당"
- "부모 잃고 반항 시작" 도심 활보 얼룩말의 사연…캥거루와 싸우기도
- '룸카페서 왕게임' 뒤 만취후배 성폭행한 중3男
- '더 글로리' 정성일 "하도영, 운전기사 해고 안해…와인은 선물" [인터뷰]②
- 또? 남경필 전 지사 장남 필로폰 투약 혐의..긴급체포
- "그녀 떠났을때 누구보다 아파해"...유난희, 故개그우먼 언급 사과
- "재소자 맞냐, 자괴감 든다" JMS 정명석의 '황제접견' 어느 정도길래
- 전우원씨 방송 재개 예고…"3시간 폐 멈춰, 신께서 살려주셨다"
- 미성년자 성범죄 혐의 서준원 "나이 몰랐다" 울음 터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