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기억 그리고 상처의 치유를 위한 예술 30년

제주방송 김지훈 2023. 3. 24.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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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이 흐른 오늘, 제주민예총이 4·3항쟁과 그동안 예술운동을 기념해 특별전을 열고 있습니다.

김동현 제주민예총 이사장은 "침묵을 강요받을 때 가장 먼저 깃발을 들었던 것이 바로 예술이었다. 2023 제주민예총 예술운동 30년 기록전은 4·3예술의 의미를 조명함과 동시에 제주 예술이 역사와 사회를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 돌아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제주 4·3항쟁, 그 역사적 진실을 규명해 간 예술운동의 30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예술운동의 방향에 대한 진지한 고민의 자리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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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의 숨, 바람의 지문' 기획전시
2023 제주민예총 4·3예술운동 30년
5월 31일까지 4·3평화기념관 전시실
제주자치도, 제주4·3평화재단 주최

# 앞으로 반세기 동안 침묵에 싸여있을 비극이 일어났습니다. 1948년, 수천 명의 목숨이 스러졌지만 그 숱한 시간이 흐르는 동안 침묵 속에 금기시되는 주제로, 누구도 입을 열지 못하고 인정을 받지 못했습니다. 1994년 진보적인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창립한 제주민예총이 일어서고 그해 4월 제1회 4·3 예술제를 열며 4·3은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4·3항쟁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예술운동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예술과 문화 운동을 통해 숨겨진 역사를 파헤치고 비극적인 그날의 사건들을 전면에 내세우려는 운동이 탄생했습니다.


30년이 흐른 오늘, 제주민예총이 4·3항쟁과 그동안 예술운동을 기념해 특별전을 열고 있습니다.

‘심연의 숨, 바람의 지문’ 기록전은 제주의 과거, 기억을 현재의 역사로 만들어가며 진실을 밝히기 위해 헌신한 예술가들의 궤적과 작품들을 한데 모았습니다.

세 부분으로 나뉘어진 전시에선, 4·3의 진실을 밝히는 데 예술의 역할과 예술운동이 제주의 문화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독특한 시각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 ‘1관-심연’.. “깨어, 솟아오르다”

침묵의 금기에 저항했던 예술과 예술인들입니다.

억압의 시기, 역사의 진실을 찾아 4·3예술의 기폭제가 되었던 이들의 이야기들입니다.

오랜 기간 심연에 봉인된 제주4·3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공론화시키는데 예술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먼저 1957년 일본열도에서 발표된 김석범 소설가의 ‘까마귀의 죽음’은 재일동포 사회의 4·3운동을 견인했습니다.

이어 1978년 발표된 현기영 소설가의 ‘순이 삼촌’은 한반도에 4·3의 진실을 알리는 마중물 역할을 했습니다.

1980년 광주에서 일어난 민주항쟁과 1987년 6월항쟁을 거치며 촉발된 민주화에 대한 민중의 열기는 제주에서 제주4·3진상규명운동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시기 발표된 강요배 화가의 ‘제주민중항쟁사’ 연작은 말과 글로만 4·3을 접했던 세대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 주기 충분했습니다.

이같은 일련의 과정은 제주 예술인들이 4·3진상규명운동에 뛰어든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 ‘2관-바람’.. “모아, 풀어내다”

기억을 되살리는 진혼의 예술로서, 제주민예총의 4·3예술제 30년의 발자취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정리했습니다.

1994년 제주민예총이 창립되면서 시작된 4·3예술제는 본격적으로 예술인들의 역량을 결집하여 4·3의 이야기를 예술로 풀어내는 역할을 했습니다.

제주 곳곳에서 벌어진 비극적인 사건들을 드러내 희생자들을 위무하는데 앞장섰고, 사람 뿐만 아니라 제주땅의 아픔을 씻어내기 위한 위로와 치유의 예술행동을 이어왔습니다.

제주의 역사를 외면하지 않는 예술을 통해 4·3의 올바른 자리매김을 위한 노력이자 문학, 시각, 공연 등 다양한 장르에서 4·3항쟁의 정신을 드러내려는 예술인들의 끊임없는 시도를 4·3예술제의 궤적 속에서 만나는 자리입니다.


■ ‘3관-지문’.. “품어, 새기다”

예술로 각인된 역사의 기억들을 만나는 공간으로 마련했습니다.

제주땅에는 외부의 침략과 수탈에 저항한 제주민중들의 정신이 새겨져 있습니다.

4·3예술은 제주민중들이 남긴 역사의 지문을 읽고 또 다시 새기는 일과 다름없다는 취지에서, 4·3의 기억들을 모아 예술로 풀어낸 4·3예술행동 30년 동안의 작품들을 통해 4·3예술의 시대적 가치를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김동현 제주민예총 이사장은 "침묵을 강요받을 때 가장 먼저 깃발을 들었던 것이 바로 예술이었다. 2023 제주민예총 예술운동 30년 기록전은 4·3예술의 의미를 조명함과 동시에 제주 예술이 역사와 사회를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 돌아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제주 4·3항쟁, 그 역사적 진실을 규명해 간 예술운동의 30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예술운동의 방향에 대한 진지한 고민의 자리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예술운동 30년 기록전의 개막식은 31일 오후 1시 제주4·3평화재단 기획전시실에서 열립니다.

개막식에서는 제주 4·3의 정명을 위한 오석훈 화백의 예술 퍼포먼스 등도 함께 선보입니다.

관람시간은 전시기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매주 월요일은 휴관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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