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약세 이어갈까”...기관, 이달 곱버스 집중 매수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hjk@mk.co.kr) 2023. 3. 2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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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스크린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기관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코스피 하락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하며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이 줄어든 상황이다. 금리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국내 증시는 한동안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은 지난 1일부터 전날(23일)까지 이른바 ‘곱버스’로 불리는 삼성KODEX200선물인버스2X ETF를 5828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이 기간 곱버스는 기관 순매수 1위 종목에 올랐다. 주식시장이 앞으로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 곱버스를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

곱버스와 같은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는 증시 방향성에 따라 수익를 내는 상품이다. 코스피200선물지수가 1% 떨어질 때 2% 수익률을 낼 수 있지만, 반대로 지수가 1% 오르면 손실률이 2%가 된다. 기초 지수의 ‘보유 기간 수익률’이 아닌 ‘일일 등락률’의 배수·역배수를 추적하도록 설계돼 상승장에서는 오히려 2배로 손실이 발생한다.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상장사가 ‘어닝 쇼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증시도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추정 기관 3곳 이상인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199곳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하 전망치) 총액은 26조103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50조6590억원을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절반 정도밖에 안 되는 수준이다. 실적 전망치가 취합된 199개 상장사 중 약 45%에 이르는 89개 기업의 영업이익이 줄어들 전망이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연내 기준 금리 인하라는 정책 전환 가능성을 일축한 점도 국내 증시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파월 의장은 3월 FOMC 성명서에서 “시장의 금리인하 예상은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는 언급과 함께 “연내 금리인하를 예상하지 않고 있다”고 발언했다. 성명문 발표 직후 연준이 곧 통화정책을 전환할 것이라는 장밋빛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전환되는 계기였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3 월 FOMC 회의에서 파월의장은 미 연준이 SVB 사태발 신용위기를 조기 진정시킬 수 있다는 강인한 인상을 던져 주지 못하는 동시에 향후 디스인플레이션이 가시권에 들어올 수 있다는 안도감도 던져주지 못했다”며 “연준의 다소 어정쩡한 태도로 신용리스크 우려로 촉발된 변동성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기관 투자자들이 곱버스를 순매수하는 동안 개인 투자자는 증시 상승에 베팅하는 ETF 상품을 사들여 정반대 행보를 보였다. 개인 투자자는 지난 1일부터 23일까지 KODEX레버리지를 1047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곱버스는 같은 기간 6061억원 순매도했는데, 이 기간 곱버스는 개인 투자자 순매도 1위 종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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