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했던 제주 역사, 오성찬 선생이 발로 뛰며 모은 자료 보관된다

송은범 기자(song.eunbum@mk.co.kr) 2023. 3. 2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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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와 4·3 겪은 인물들 인터뷰
테우리·불미대장·사농바치 등도 알려
사후 10여년 만에 제주자연사박물관
채록 카세트테이프 521점 ‘아카이브’
오성찬 선생이 기증한 카세트 테이프 521점.[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주의 향토문화와 4·3 등 지역사(地域史)를 발로 뛰며 취재한 오성찬 선생(1940~2012년)의 자료가 ‘아카이브’로 저장된다.

제주특별자치도 민속자연사박물관(관장 박찬식)은 4·3 75주년을 맞아 제주대학교와 협력해 오성찬 선생의 기증자료에 대한 아카이브 사업을 추진한다고 24일 밝혔다.

제주 서귀포 출신인 오성찬 선생은 1969년 신아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돼 문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제주신문 기자와 제남신문 편집부장, 민속자연사박물관 연구관 등을 거치면서 제주의 향토문화와 4·3 등 지역사를 소개해 온 인물이다.

특히 일제시대와 4·3을 몸소 겪었던 이익우 전 전남 인민위원회 서기국장, 양창훈 대촌비행장 도목수, 최갑수 초대 제주도지사 부인, 이운방 4·3사건의 대정책, 김태형 제주4·3 무장투쟁사 저자 등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 역사의 실상과 아픔을 전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오성찬 선생은 보제기(어부)와 해녀, 테우리, 농부와니, 사농바치, 불미대장 등 제주 땅의 험난한 역사만큼이나 어려운 삶을 살아왔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기도 했다.

1997년 서귀포 황우지 해안에 앉아 있는 오성찬 선생(오른쪽).[이석창씨 제공]
생전 오성찬 선생은 자신이 채록한 521점의 카세트테이프 자료를 1997년 민속자연사박물관에 기증한 바 있다.

채록된 주요 내용은 4·3 관련자의 생생한 증언 및 옛 제주 사람들의 삶, 민요, 지명 유래, 전설 등이다.

박물관은 방대한 채록물에 대해 연차적으로 아카이빙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며, 2023년에는 50점을 대상으로 문자화하고 연구자료집 발간을 추진한다.

박찬식 관장은 “오성찬 선생이 기증한 자료는 1980~90년대 제주의 지역별 민속과 역사를 폭넓게 기록한 소중한 기록물”이라며 “기증자료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신청한 4·3기록물 구술자료 목록에 포함했다. 이번 사업을 통해 4·3의 정의로운 해결과 세계화에 기여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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