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이동휘 “시즌3 열쇠 내게 없어, 양정팔 처참히 죽었어야”[EN:인터뷰①]

박수인 2023. 3. 24.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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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수인 기자]

배우 이동휘가 양정팔을 연기하기 위해 고민했던 지점을 언급했다.

이동휘는 3월 24일 서울 종로구 삼청로 한 카페에서 진행된 디즈니+ '카지노'(각본 연출 강윤성) 종영 인터뷰에서 극 중 차무식의 의동생이자 오른팔 양정팔 역을 맡은 소감을 밝혔다.

'카지노'는 우여곡절 끝에 카지노의 왕이 된 한 남자가 일련의 사건으로 모든 것을 잃은 후 생존과 목숨을 걸고 게임에 복귀하는 강렬한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 시즌2에서는 카지노의 전설이었던 차무식(최민식 분)이 위기를 맞이한 후, 코리안데스크 오승훈(손석구 분)의 집요한 추적에 맞서 인생의 마지막 베팅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동휘는 극 중 차무식을 총으로 쏜 결말에 대해 "구제불능 캐릭터가 엔딩을 장식하는 게 저도 시청자 입장에서는 보기 힘들었다. 차무식의 허무한 결말은 모두가 동의한 것이라서 어떻게 죽음을 맞을까 하는 고민이 있었다. (최민식) 선배님이 가장 믿었던 사람에게 죽음을 당하고 싶다고 해서 (총을 쏘는 캐릭터가) 점점 좁아지게 됐다. 저도 시청자 입장에서 봤을 때는 정팔이는 죽었어야 되지 않나 싶다. 제 표현력의 부족도 있고 돈에 미쳐있는 악인이 된 상황에서 그 사람이 가져가 버린 것이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류의 결말이 흔치는 않지 않나. 권선징악의 포맷이 있으니까. 그런데 이번에는 살짝 비틀어지는 결말을 맞게 됐다. 시즌제를 이끌어나가는 것은 선배님이기 때문에 저희도 여러 차례 말렸다. 그런데 선배님과 감독님은 씁쓸하고 잔상에 남는 결말을 바라신 것 같다. 저희도 그게 맞다고 생각했다. 차무식이 유년기부터 정점에 다다르는 순간까지 기세 하나로 밀어붙이는 순간이 많았지 않나. 어떨 때 보면 만화 같은 순간이 있었다. 허무하고 처참한 게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일이 잘 될 때의 불안함이 있지 않나. 차무식이 바다를 바라보는 순간에 '나의 운이 다했구나'라는 게 보였다"라고 했다.

차무식은 양정팔에게 죽음을 당할 것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이동휘는 "정팔이는 총을 쏠 마음이 없었다. 아는 사람들이 눈 앞에서 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본능적으로 죽겠구나 했다. 본인이 살아야겠다 생각해서 우발적으로 총을 쐈다고 본다. 차무식의 차를 탔으면 제가 죽었을 거다. 정팔이가 순간 이게 나의 마지막 기회라 생각했을 것 같다. 총을 키박스에 넣었던 걸 기억하니까. 살기 위한 몸부림으로 총구를 당기게 됐다고 본다"며 "정팔이는 감정적으로 잘 못 느끼는 사람이고 앞으로의 살 길만 바라보는 소시오패스적인 인물인 것 같다. 감독님께는 차무식이 죽은 후 피폐해져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런데 감독님은 재수없는 미소로 끝내야 결이 맞을 것 같다고 하셔서 그렇게 하게 됐다"고 전했다.

"양정팔이 시즌3의 열쇠를 쥐고 있는 건가"라는 질문에는 "열쇠는 저에게 없고 감독님께 있다. 브릿지로서의 역할은 있는 것 같다. 양정팔이 이끌어가는 건 아닌 것 같고 끝맺음이 있지 않을까 한다. 씨앗을 뿌려놨다고 생각한다. 굉장한 이야기가 전개되기 보다는 추후에 마무리 지을 수 있을지 추측을 해본다. 지금까지 살아서 큰일났다 생각했는데 한편으로는 정말 끝까지 살아서 마지막신에 죽는 것도 좋지 않을까 했다. 이 지경까지 살았으면 (시청자들도) 응원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한다. 정팔이는 처참하게 죽었어야 되지 않을까 했는데 오히려 끈질기게 살아남아서 시즌6 정도 되면 응원도 좀 해주시지 않을까 한다"고 답했다.

시즌제에 대해서는 "논의는 전혀 없지만 뿌려놓은 게 있지 않나. (최민식) 선배님이 안 계시면 앞으로 나아가는 게 불가능하지 않을까 했다. 상상까지는 해볼 수 있으니까 정팔이가 돈을 가지고 제일 먼저 찾아간 사람이 누굴까 했다. 중국 쪽 아니면 다니엘 쪽을 찾아가서 거짓말을 했을 것 같다. 차무식을 지키다가 살아 돌아왔으니 살려달라고 했을 것 같다. 계속 거짓말을 하면서 연명했다고 본다. 뒷부분 생각을 많이 하면서 촬영했다"며 했다.

시즌2 엔딩에서는 배우 이제훈이 장준 역으로 등장, 차무식의 사망 6개월 후 양정팔을 만나게 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동휘는 "장준을 누가 할까 정말 궁금했는데 제훈이 형이 하게 됐다"며 "(다른 작품에서) 제대로 한 번 또 만나고 싶다. 시즌3의 틀은 전혀 없기 때문에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겠지만 다음 작품에서는 둘 다 좋은 역할로, 끝까지 의리지키다 죽는 역할을 하고 싶다. 아직 (캐릭터에 대한) 죄책감이 크다"고 전했다.

'카지노'는 이동휘의 누아르 로망을 실현시켜준 작품이기도 했다. 이동휘는 "이런 작품은 처음 해봤다. 배우는 선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디카프리오만 원하는 시기에 한다고 생각한다. 투자사, 감독님의 수락과 논의도 있어야 하고 원하는 타이밍에 원하는 작품을 하는 게 어려운 직업이더라. 기존에 잘하던 포지션을 다음 경기에도 부탁을 받게 되더라. 그러다 보니 앞전에 '응답하라'나 알려진 캐릭터들 같은 대본이 많이 들어왔다. 그게 업계 현실이다. 저는 참 다양한 작품도 해보고 싶지만 녹록치 않아서 기다리는 시간이 많이 생겼다. '극한직업' 전에는 연기적인 활동을 1년 정도 전혀 안 했고 '놀면 뭐하니?' 전에도 1년 반 정도 편중된 장르가 들어오다 보니까 그런 작품을 안 하거나 독립영화를 주로 하고 있었다. 그때 생각지도 못하게 열에 한 두 분 정도가 '그런 고민을 가지고 있으니 해보면 어떠니' 라고 기회를 주셔서 '카지노'나 '범죄도시' 같은 작품을 조금씩 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 누아르 장르를 잘 못했었는데 처음으로 하다 보니까 이런 쪽으로도 경기를 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게 돼서 참 감사한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처음 도전하는 누아르 장르인 만큼 어려움도 많이 따랐다고. 양정팔에 대해 "욕망 컨트롤이 안 되는 인물"이라 정의한 이동휘는 "계속 빚을 지면서 주위 사람들이 당연히 갚아줄 거라 생각하지 않나. 정말 나쁜 사람에 가까운 사람이다. 채무 관계가 있다고 하면 당연히 갚아야 하는 게 도리라 생각하는데 양정팔은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하기 때문에 어떻게 설득시킬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 그런 사람들의 기사를 많이 찾아보면 감정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감정이 없는 정도가 돼야 하더라. 그런 사람이 제 주위에도 있었고 손절하면 그런 사람들은 고립이 돼지 않나. 양정팔은 상식선에서 이해가는 행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애를 많이 먹었던 것 같다. 손절한 친구를 보면 막 우는데 눈물이 안 난다. 슬퍼서 죽는 소리를 하고 이거 아니면 안 된다고 하는데 가만히 보면 진정성이 없다. 그걸 양정팔을 만들 때 연상을 많이 하면서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으로 정말 눈물이 났을 때는 차무식이 양정팔의 따귀를 때리고 진심어린 걱정을 해주지 않나. 그때는 연기하면서 실제로 눈물이 났던 이유가, 몰입하다 보면 차무식에 대한 감사함도 있지만 그때를 기점으로 확실히 노선을 전했다고 생각했다. 화도 많이 나더라. 안하무인으로 캐릭터를 만들어가다 보니까 진심어린 충고를 해주는데도 절반 정도의 감정은 그 정도 돈은 해결해줄 수 있는 거 아닌가 싶었다. 그 마음이 정상적이지는 않다 보니가 연기하는 게 힘들더라. 저한테서 끌어오려고 했을 때는 뉘우쳐야 하는 게 맞고 이런 실수 안 하겠다 해야 하는데 또 다시 그런 짓을 하는 대본이다. 그 주파수에 맞추다 보니 애를 많이 먹었다. 어떻게 표현해야 딴 생각하는 듯 해야 할까 했다. 지금까지 했던 작품 중 가장 이해가 안 되는 캐릭터였다"고 털어놨다.

배우 이동휘에게 '카지노'는 어떤 작품으로 남게 될까. 이동휘는 "변신을 시도하고자 하는 마인드 셋은 돼있지만 어떻게 성공하게 될지는 가늠이 안 되는 것 같다. 큰 숙제를 가지고 풀어가는 배우인 것 같다. 저라는 배우는 굉장히 오랜 시간에 걸쳐서 어떤 역할을 하든 최선을 다하고 몸을 잘 던지는 배우라고 기억되면 좋을 것 같다. 지금 당장으로는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부끄럽게 않으려면 시간을 줄여야 하는 게 제 몫이기 때문에 수정하고 보완할 부분을 많이 느꼈다. 대배우ㄹ와 호흡하면서 여실히 드러나는 게 있었다. 숙제가 어떻게 풀릴지 모르겠지만 갖은 방법을 동원해서 어떻게든 빨리 납득되실만한 연기력을 가진 배우가 돼야겠다는 계기가 됐다"고 작품의 의미를 짚었다. (사진=월트디즈니코리아 제공)

(인터뷰②에서 계속)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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