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사태, 미국에서 멈추면? 가상자산 가격에 긍정적 영향"

박현영 기자 김지현 기자 2023. 3. 24.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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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국민의힘 '제 7차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민·당·정 간담회' 개최
이종섭 서울대 교수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 가진 비트코인에 수요 몰릴 수도"
24일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및 정무위원회,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주최한 '제 7차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민·당·정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뉴스1) 박현영 김지현 기자 =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의 여파로 발생한 '뱅크런' 현상이 중소은행 붕괴 수준에서 멈출 경우, 가상자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 지원으로 잠재운 뱅크런 위기가 남은 은행의 시스템 리스크 증가로 번지고, 이를 인식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상승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인플레이션 위험이 높아지므로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을 가진 가상자산에 수요가 몰릴 것이란 분석이다.

단, 뱅크런이 유럽발(發) 금융위기까지 번진다면 가상자산 하락장을 의미하는 '크립토 겨울'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함께 제기됐다. 유럽까지 위기가 번질 경우 단기가 짧은 미국 국채로 수요가 몰리면서, 위험자산인 가상자산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 것이란 예측이다.

이종섭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24일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및 정무위원회,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주최한 '제 7차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민·당·정 간담회'에서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이 교수는 "작년에는 테라 사태와 연준 금리 인상에 따른 긴축 재정 등으로 위험자산 선호도가 감소하면서 장기적인 '크립토 윈터(겨울)'가 시작됐다"며 "올해 크립토 윈터 관련 토론의 시작점은 전통 금융 시장의 뱅크런이다. 뱅크런이 크립토 시장을 다시 살릴 것인지에 대한 답은 (뱅크런 발) 금융 위기가 얼마나 번질 것인지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뱅크런 발 금융 위기가 미국 중소은행 수준에서 멈춘다면 가상자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수 있으나, 유럽까지 번진다면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가 오히려 줄면서 크립토 겨울이 장기화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이번 SVB 사태 발 뱅크런이 가상자산 시장에 미친 영향을 언급했다. 특히 그는 탈중앙화금융(디파이) 시장에 미친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디파이란 블록체인 상 스마트컨트랙트로 가동되는 금융 서비스를 의미한다. 담보, 대출, 예치 등 행위에 따른 결과가 스마트컨트랙트를 통해 자동으로 이뤄지는 게 핵심이다.

앞서 SVB가 파산했을 당시 가상자산 시장에선 대형 스테이블코인인 USDC 가격이 1달러 미만으로 하락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1달러에 가격이 고정된 법정화폐 담보형 스테이블코인이지만, 0.87달러까지 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이는 USDC가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담보' 준비금의 8%를 SVB에 보관해뒀기 때문이었다.

이와 관련해 이 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은 디파이 시장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그 예로 메이커다오를 들었다. 메이커다오는 디파이 시장의 대표적인 대출 서비스로, 담보를 맡기고 스테이블코인 다이(DAI)를 대출할 수 있도록 한다. 투자자들은 다이를 빌려 또 다른 가상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

이 교수는 "USDC는 메이커다오 담보의 60%를 차지하는 굉장히 중요한 담보 자산이다. USDC 가격이 떨어지면서 담보 가치가 하락하고, DAI 가격도 동시에 폭락했다"며 "이런 식으로 전이가 일어나면 스테이블코인의 문제가 디파이 시장 전체로 번질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즉, 전통 금융의 뱅크런이 스테이블코인의 문제, 나아가 디파이 시장의 문제로 번질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이 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이번 SVB 사태 당시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 주요 가상자산 가격은 올랐다는 것에 이 교수는 주목했다. 전통 금융의 뱅크런이 디파이 등 가상자산 시장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지만, 가상자산의 수요 자체를 증가시키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SVB 뱅크런이 일어났을 당시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자산 가격은 급등했다"며 "정부가 예금 보장을 해준다고 발표했는데, 이 예금 보장에는 돈을 찍어내는 과정이 내재돼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비트코인이 각광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면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을 갖고 있는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비트코인은 은행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자산이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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