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소환 미루는 유아인… 저버린 공인의 무게감
지난달 초,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 씨의 프로포폴 상습 투약 의혹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곧바로 유 씨의 모발 채취에 나섰습니다. 프로포폴 외 다른 마약 성분을 투약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유 씨의 미국 출국 기록을 확인한 경찰은 2월 5일 미국에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던 유 씨 매니저와 지인 등을 확인한 뒤 유 씨를 상대로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했습니다. 해당 영장에는 모발과 소변도 적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인천공항이 공개된 장소라는 점을 고려해 경찰은 유 씨를 경찰서로 동행한 뒤 모발을 채취하고 소변 검사를 실시했습니다.
왜 중요한데?
좀더 설명하면 - 경찰의 '창'과 유아인의 '방패'…입증의 싸움
이번 수사의 핵심은 프로포폴 상습 투약 의혹 말고 구체적으로 유 씨가 '프로포폴 외 마약 성분 투약'과 관련해 언제(시점), 어디서(장소), 얼마나(빈도수), 누구와(공범 여부) 범행을 저질렀는지를 규명해 내는 것입니다. 기소를 전제로 수사한다는 가정 하에 이러한 3가지 요소는 법정에서 유죄를 입증하는 데에 핵심이 되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경찰은 유 씨 모발을 채취해 국과수에 특별히 '구간 감정'을 맡겼습니다. (경찰이 유 씨 신체에 대한 영장을 집행하며 모발을 채취할 당시 유 씨 모발은 상당히 길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삭발 머리는 아니었던 겁니다.)
'구간 감정'의 개념이란 말 그대로 2cm~3cm 단위로 모발을 잘라 모발을 구간 별로 감정하는 것입니다. '전체 감정'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시일이 소요되고 그만큼 인력도 더 필요합니다. 국과수 모발 감정에서 모발 전체에 대한 감정을 실시하는 것은 투약 성분 검출 유무 정도만 확인하는 데 그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수사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구간 감정을 실시하는 것입니다.
감정 결과, 모근으로부터 3cm 이내 지점의 모발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됐다면 3개월 이내에 투약한 정황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유력한 정황 증거일 뿐이기 때문에 다른 디지털 증거나 진술 등으로 투약 시기와 장소 등을 특정해 내는 건 수사 기관의 몫입니다.
한걸음 더 - 자택 압수수색 시점은 적절했나
이후 경찰은 법원 문턱을 넘기 위해 유 씨 자택에 대한 강제 수사 필요성을 거듭 주장했습니다. 이때 경찰이 내세웠던 게 일명 '이온(ion) 스캐너'라는 마약 간이 검사 장비의 감정 결과였습니다. 경찰은 2월 5일 유 씨 일행이 미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할 당시 '이온 스캐너' 장비로 유 씨 신체 일부에 대한 간이 검사를 실시했는데, 이상 반응이 나왔습니다. 이러한 점을 들어 법원에 자택 수사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해 달라고 피력했습니다. 자택에 관련 물증이 있을 수도 있다고 경찰은 추정했을 겁니다.
경찰은 유 씨 자택을 압수수색하면서 '마약 투약 의심 장소 후보지'를 추려나가며 특정하려고 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주사기 등 관련 도구도 확보하는 걸 목표로 영장을 집행하려 했습니다. 경찰은 3월 7일 유 씨 자택에서 마약 투약 의심 기구 등을 수색했지만, 목표했던 대로 마약 투약과 관련된 물품을 압수하지는 못했습니다. 못 찾은 것인지 정말 없었던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디지털 기기와 개인물품을 가져간 게 전부였고 여기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물을 도출하지 못했습니다.
관계 당국 관계자는 "이온 스캐너의 이상 반응만을 근거로 마약 투약을 단정할 수 없기 때문에 개인 물품을 압수해 감정을 맡긴 것인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개인 물품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라고 밝혔습니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경찰이 유 씨의 투약 시기와 장소 등을 특정해 내느냐는 건 유죄 입증의 확실한 도구로 사용하기 위한 것이지 특정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유 씨가 마약을 투약했다는 사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관심 - 공범 여부에 대한 판단은
현재 상황은 - 여론 외면하고 출석 일정 연기
당신이 알아야 할 것 - 그는 최고 위치에서 왜 마약에 굴복했나
7~8년 전 대한민국이 가진 마약 청정국의 지위가 박탈될 우려가 크다는 기사가 쏟아지던 시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마약 투약 관련 사건은 발생 건수를 집계하기 힘들 정도로 증가했습니다.
배준우 기자gat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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