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서 러시아 무기 퇴출 후 최대 승자는 한국"

▲ K9 자주포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러시아 무기 판매가 급감한 뒤 최대 승자는 한국이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23일(현지시간) '동남아에서 러시아 무기 수요 축소' 제목의 기사에서 이와 같이 말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러시아가 동남아시아 지역 최대 무기 공급원이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 판매가 붕괴했고 앞으로 살아날 것 같지 않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 무기의 성능이 형편없음이 드러났고, 일부 국가는 러시아 무기 구매로 평판이 나빠질까 봐 걱정한다고 이코노미스트지는 전했습니다.

러시아 무기를 계속 사려고 해도 힘듭니다.

대러 제재 강화로 인해서 러시아 방산업체들이 무기 제작에 필수적인 첨단 기술에 접근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러시아 무기 거래상들이 빠져나간 데 따른 최대 승자는 한국이라고 말했습니다.

스웨덴 싱크탱크인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수출 강국인 한국은 이제 이 지역 최대 무기 공급자입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한국의 무기는 가격, 품질, 금융, 신속 배송에서 강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한국 업체들은 토착 방위산업이 없는 동남아 국가들에 기꺼이 기술을 전수합니다.

다른 장점은 동남아의 거대한 지정학적 이슈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점으로, 이는 역내 국가들에겐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중국은 러시아를 대체하려고 하지만 잘 되진 않는 것 같다고 이코노미스트지가 진단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에서 중국의 무기 판매는 2021년 기준 5년 전에 비해 40% 줄었습니다.

싱가포르는 서방과의 관계를 선호하고 베트남 등 중국과 다툼이 있는 국가들은 잠재적 적국의 무기를 사진 않을 것입니다.

중국산은 품질 문제도 있습니다.

태국은 2017년 중국과 10억 달러(1조 3천억 원) 규모의 잠수함 구매 계약을 맺었지만 이는 중국 엔진 문제로 암초에 부딪혔습니다.

미얀마 군사정권조차 중국-파키스탄 합작 기업이 제작한 전투기의 품질에 불만을 품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무기를 어디서 사는지는 큰 이슈입니다.

미국, 중국, 인도 등 강대국들이 경쟁하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강력 국방은 강한 국가의 출발점이기 때문입니다.

싱가포르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비율은 3%로, 그리스, 러시아, 우크라이나 외에는 유럽 국가들보다 훨씬 높습니다.

러시아는 20년간 지역 최대 공급원으로 110억 달러어치(약 14조 원)를 판매하며 미국, 프랑스, 독일 등에 앞섰습니다.

하이테크 무기를 저렴하게 제공하고 물물교환을 받아줬으며 인권에 관해 간섭도 하지 않았습니다.

부패는 거래에 윤활유가 됐습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상황이 뒤바뀌었다고 이코노미스트지가 전했습니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