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은 왜 일구이언 하나…다우 75p 살얼음판 점프 [뉴욕마감]
금리인상 강행과 하반기 인하 가능성 일축에 재무장관의 일구이언으로 얼어붙었던 뉴욕증시가 하루 만에 반등의 안간힘을 쓴 하루였다. 증시의 핵심 논제는 이제 금리라는 테제에서 벗어나 은행 시스템과 신용신뢰를 어떻게 되살리느냐로 옮겨갔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이 정치적 난제를 극복하고 시스템 위기를 어떤 방식으로 극복해내느냐에 따라 상반기 투심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23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지수(DJIA)는 전일보다 75.14포인트(0.23%) 상승한 32,105.25을 기록했다. S&P 500 지수는 0.29%(11.75포인트) 오른 3948.72로 마무리됐다. 나스닥 지수는 1.01%(117.44포인트) 상승한 11,787.4에 장을 마쳤다.
하지만 목요일인 오늘 옐런은 다시 말을 뒤집었다. 하원 세출예산위원회에서 그는 "실리콘밸리은행과 시그니처은행을 지원하기 위해 사용된 연방비상조치가 필요한 경우에는 그게 정당하다면 다시 사용될 수 있다"고 말해 추가 지원의사를 나타냈다. 세계 최대국의 재무장관이라는 자가 오락가락하는 모양새이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까닭이 있다.
야당이 공세를 펼 때는 국회 논의와 승인이 필요하다고 의원들을 어르고 달래야 하지만 그로 인해 증시가 크게 흔들리면 미국 은행시스템 보호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자세로 확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커먼웰스파이낸셜의 브래드 맥밀런은 "월가의 논제가 연준의 금리인상에서 은행 위기로 초점을 옮겼다"며 "지금 시장이 걱정하는 것은 금융위기"라고 지적했다.
실제 CME그룹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5월 FOMC(공개시장위원회)에서 25bp 금리 인상이 이뤄질 확률은 47%로 과반에 미치지 않고 있다. 오히려 6월 회의에서 현재 4.75%-5% 목표 범위에 머물렀다가 올해 말까지 4%-4.25% 범위로 떨어질 확률이 약 67%로 나타나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올해 금리인하는 없다고 못박았지만 은행 위기가 거듭되고 경착륙이 시작되면 제 아무리 연준이라고 하더라도 피봇(금리인하 반전)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예상이다.
이날 넷플릭스는 캐나다에서 매출이 개선됐다는 이피데이타 보고서에 따라 주가가 7.8% 올랐다. 메타와 스냅도 틱톡 제한의 반사이익 기대로 3% 안팎 상승이 이어졌다.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 산업이 흥하면서 영화관 사업은 지고 있다. 이날 씨티는 AMC 주가가 과대평가돼 있다고 지적하면서 매도등급과 주당 1.6달러 목표가를 제시했다. 현 주가가 4.47달러임을 고려하면 한국에선 보기 힘든 사실상 숏셀링 가이드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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