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탕 꿈꾸다 쪽박”...보름만에 85% 날린 한국인들 [월가월부]

김인오 특파원(mery@mk.co.kr) 2023. 3. 24.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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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미국 주요 지수 동반 상승
13~23일 한국 순매수 3위 FRC
‘단타’ 몰린 해당 기간 주가 85%↓
공매도 폭로에 블락 15% 하락
SEC경고받은 코베 주가도 급락
‘루나 사태’ 권도형 체포
23일 현지시간 미국 연방 하원 청문회에서 발언 중인 옐런 재무부 장관 /출처=하원
“우리는 (예금자 보호를 위해) 추가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의 연방 하원 청문회가 열린 23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뉴욕증시가 등락을 반복한 끝에 상승 마감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실리콘밸리뱅크(SVB)와 퍼스트리퍼블릭뱅크(FRC)를 중심으로 미국 지역은행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가운데 전날 옐런 장관이 사태와 관련해 예금을 전액 보호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시사한 발언을 내놓고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까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시장 예상보다는 긴축적인 결정을 내리면서 매도세를 키웠는데 이번에는 다시 매수세 우위로 거래가 마무리됐습니다.

23일 뉴욕증시에서는 미국 주요 주가지수가 동반 상승했습니다.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각각 전날보다 0.29%, 0.23% 올라섰습니다.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주가지수와 반도체 대장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각각 1.01%, 2.67% 상승해 오름폭이 두드러졌습니다.

뉴욕증시 변동성 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하루 1% 이상 올라섰습니다. 미국 주요 은행 주가 지수 ‘KBW 나스닥 뱅크 인덱스’는 전날보다 1.73% 떨어져 이틀 연속 하락했습니다.

3월 13~23일 한국인 해외주식 순매수 3위 FRC /출처=한국예탁결제원
SVB 사태가 불거진 3월 10일(현지시간) 을 전후해 FRC 주가가 급락한 모습
개별 종목을 보면 ‘제2의 SVB’ 위기감 한 가운데 선 샌프란시스코 기반 은행 FRC 주가가 전날보다 6.00 % 떨어져 1주당 12.53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전날 시간 외 거래와 23일 사전 거래에서 약 7% 오르며 또 다시 단기 투자 수요를 끌었지만 하락 마감했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 통계를 보면 한국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순매수 3위가 FRC 입니다. 한국 투자자들은 이달 13~23일 동안 해당 종목을 총 6718만달러(약 862억6000만원)어치 순 매수했습니다. 결제원 통계는 실제 매수 시점으로부터 약 3일 후에 반영되는데 이를 감안해 볼 때 이달 10일 이후 FRC 주가는 약 85% 폭락한 상태입니다.

FRC 주가가 폭락했기 때문에 저점 매수 혹은 단기 매매(단타) 수요가 몰리고 있지만 원금 손실 우려가 크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월가 대형 투자은행인 시티(C)는 사태 불확실성을 이유로 이날 FRC 에 대해 ‘언더 리뷰’ 의견을 냈습니다. 통상적인 매수·매도 혹은 시장 수익률 상회·하회 등 의견이 아니라 사실상 투자 평가를 보류한다는 겁니다.

23일 블락(SQ, 옛 스퀘어) 주가
한편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가 세운 미국 핀테크·암호화폐(코인) 간판 기업 블락(SQ, 옛 스퀘어) 주가는 14.82% 급락했습니다. 수소 전기차 니콜라 허위 광고 등 경영진 사기 행각을 폭로해 이름을 알린 공매도 투자업체 힌데버그 리서치가 이날 블락에 대해 “블락 계정은 은행 계좌를 가지고 않은 유령 고객 비중이 45% 이상이며 한 명이 여러 계정을 소유한 경우도 있다”면서 “허위 계정은 금융 사기 등 불법 행위에 악용됐으며 블락은 부풀려진 지표로 투자자들을 속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밖에 전날 SEC로부터 ‘웰스 노티스’를 받은 코인베이스(COIN)는 이날 주가가14.05% 떨어졌습니다. SEC는 코인 교환과 스테이킹 서비스, 코인베이스 언, 코인베이스 프라임, 코인베이스 월렛 등 코인베이스의 서비스가 ‘증권법 위반’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웰스노티스는 불법 금융거래 등에 개입한 혐의에 대해 SEC가 소송 제기 전 해명 기회를 주는 사전통지입니다.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0.56% 올라 1주당 192.22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장 중 테슬라의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3가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상 조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세제 지원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전기차 전문 매체인 일렉트렉 보도가 나오면서 주가가 흔들렸지만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됐습니다.

이날 채권시장에서는 주요 국채 수익률이 하락했습니다. 이날 미국 재무부 집계를 보면 이날 대표적인 단기물인 3개월 만기 국채 수익률은 6bp(=0.06%p) 떨어진 4.73% , 기준 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0bp 떨어진 3.76%, ‘시중 장기금리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0bp 하락한 3.38% 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날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달러화가 오름세로 거래됐습니다. 6대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오후 5시 17분 기준 0.25% 올라간 102.60 를 기록했습니다.

권 전 대표로 추정되는 인물 체포 사실을 23일 현지시간 알린 몬테네그로 장관 트위터
한편 작년 ‘루나 코인 사태’로 투자자들에게 총 5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피해를 안긴 권도형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 겸 전 대표가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을 소지한 채로 체포됐다는 소식이 23일 나왔습니다. 권 전 대표의 여권은 현재 무효인 상태입니다. 우리 검찰은 권 전 대표가 수사망을 피해 도피 중인 것으로 보고 지난해 9월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여권을 무효화시켰으며,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를 내린 상태입니다. 앞서 미국 법무부는 가상화폐 테라USD(UST) 폭락 사태 수사에 착수한 바 있습니다. 이밖에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뉴욕 남부연방검찰청이 테라폼랩스 관계자들을 소환해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권 전 대표는 테라폼랩스 관계사인 핀테크 차이코퍼레이션의 한창준 전 대표와 이날 함께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전 대표는 대한민국이 아닌 코스타리카, 벨기에 여권을 소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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