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타리 너머 세상으로 한 발자국 내디디면 [책&생각]

이승준 2023. 3. 24.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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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에게 3월은 늘 낯설다.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난 아이들은 모든 것에 호기심을 느끼면서도 불안해하고 두려울 수 있다.

북슬북슬한 쥐를 쳐다보던 시선이 다양한 풍경으로 향할수록 고양이는 누가 땅 밑에 사는지, 누가 아이들과 잘 놀아주는지, 무엇이 빨리 가는지 등에 대해 알게 된다.

창문으로 시소를 탄 아이가 보이면 반대편에 용이 앉아 있을 것이라고, 내리는 눈은 하늘에서 누군가 소금을 뿌리고 있는 것이라고 상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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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으로 세상 경험하는 고양이
동물원에 만족하고 사는 코끼리
풍경과 울타리 너머 나가보니
세상도 나도 한 뼘 더 커져 있네

고양이는 다 알아?

브렌던 웬젤 지음, 김지은 옮김 l 올리 l 1만5000원

달려도 될까?

오하나 지음 l 노란상상 l 1만4000원

<달려도 될까?>의 표지 그림. 노란상상 제공

어린아이에게 3월은 늘 낯설다. 어린이집이나 초등학교에 첫발을 들이거나 새로운 반에서 낯선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기 때문이다.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난 아이들은 모든 것에 호기심을 느끼면서도 불안해하고 두려울 수 있다. 한 걸음 내딛기 위해서는 용기와 시간이 필요하다. 그림책 <고양이는 다 알아?> <달려도 될까?>는 3월의 아이들처럼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고양이와 코끼리의 이야기다.

집 밖을 한 번도 나가지 않은 아기고양이에게 창문은 세상의 전부다. 고양이가 집 안의 수많은 창문을 들여다보고, 궁금해하며 멋진 풍경을 찾아낸다. 북슬북슬한 쥐를 쳐다보던 시선이 다양한 풍경으로 향할수록 고양이는 누가 땅 밑에 사는지, 누가 아이들과 잘 놀아주는지, 무엇이 빨리 가는지 등에 대해 알게 된다. 창문으로 시소를 탄 아이가 보이면 반대편에 용이 앉아 있을 것이라고, 내리는 눈은 하늘에서 누군가 소금을 뿌리고 있는 것이라고 상상한다. 고양이의 세상은 결국 창문 너머 진짜 세계로 조금씩 다가간다.

고양이처럼 세상에 나가보지 않은 코끼리에게 동물원은 세상의 전부다. 창문 밖 세상을 그리는 고양이와 달리 코끼리는 동물원의 삶에 만족한다. ‘매일 이렇게 지내는 게 마음에 들어’라고 되뇌며 잠든 어느 밤, 코끼리의 평온이 깨진다. 동물원에 큰불이 나자 다른 동물들은 이리저리 달려갔지만 코끼리는 ‘누군가가 와서 해결해 줄 거야’라며 익숙한 울타리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다. 동물원 정문을 부술 수 있는 덩치지만 ‘내가 이곳을 나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 앞에 주저한다.

고양이와 코끼리는 익숙한 공간을 뒤로하고 한 걸음을 내디뎌 본다. 집 밖으로 나온 고양이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감탄한다. 쿵쾅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동물원 울타리를 넘어 달려간 코끼리는 다른 코끼리들을 만난다. 고양이와 코끼리의 세계는 그만큼 넓어졌다. 물론 둘 역시 한 뼘 더 성장했다. 새로운 환경에 불안해하는 아이들과 함께 고양이와 코끼리처럼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면 어떨까.

<고양이는 다 알아?> 올리 제공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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