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보다 봄 잎…만끽하시라, 연초록 봄의 전령사

김홍희 사진가 2023. 3. 24.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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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김홍희의 Korea Now <15> 봄이 온다는데
2004년 장소미상. Canon Eos-1Ds, Lens 80-200/ F2.8, F5, 1/640, ISO-100, 초점거리 200㎜


간지럼 타듯 봄이 와

온 산이 비비고 뒹굴고

엉금엉금 기는데

지리산 하고도

최참판댁 건너편에 산다는

아내에게 버림받고

자식에게 버림받은

홀아비 시인 박씨는

하필이면 이 좋은 날을

봄은 오고 지랄이냐고

웬 지랄이냐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봄을

이렇게 역설로 들이미는

한 사내의 웅얼거림이

도회의 그대들에게도 들리는지

봄은 오고

봄비도 지랄 같이 올 것인데

이 뒤집을 수 없는 기쁨을

당신은 언제 만끽하려 하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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