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보다 봄 잎…만끽하시라, 연초록 봄의 전령사
김홍희 사진가 입력 2023. 3. 24. 03:03
간지럼 타듯 봄이 와
온 산이 비비고 뒹굴고
엉금엉금 기는데
지리산 하고도
최참판댁 건너편에 산다는
아내에게 버림받고
자식에게 버림받은
홀아비 시인 박씨는
하필이면 이 좋은 날을
봄은 오고 지랄이냐고
웬 지랄이냐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봄을
이렇게 역설로 들이미는
한 사내의 웅얼거림이
도회의 그대들에게도 들리는지
봄은 오고
봄비도 지랄 같이 올 것인데
이 뒤집을 수 없는 기쁨을
당신은 언제 만끽하려 하시는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