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호환의 두잉세상] 세계의 대전환, 2030 부울경세계박람회

전호환 동명대 총장·동남권발전협의회 상임위원장 2023. 3. 2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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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환 동명대 총장·동남권발전협의회 상임위원장

18세기 산업혁명으로 강대국이 된 영국은 국력을 전 세계에 과시하고 싶었다. 1851년 5월부터 10월까지 개최되었던 런던 세계박람회는 이렇게 탄생했고 여러 의미가 있었다.

첫째, 최신 기술과 산업 제품이 세계 최초로 한자리에 모였다. 당시 선진 32개국에서 출품된 10만여 개의 전시품을 무려 600만여 명의 사람이 관람했다. 주요 전시물로는 기관차, 선박용 증기엔진, 거대 기중기, 권총, 굿이어 타이어 등이었다. 둘째, 다른 국가의 문화를 이해하고 교류하는 장으로서 미래 박람회의 길을 열고 영감을 줬다. 또 국제 자유 무역과 협력을 촉진하면서 세계 무역기구 창설의 마중물이 됐다. 셋째, 전시회 공간으로 사용된 수정궁(Crystal Palace)은 디자인, 건축공학 및 엔진니어링기술 개념을 탄생시켰다. 마지막으로 영국 국민에게 통합, 애국심 및 자긍심을 심어줬다.

이후 유럽과 미국과의 박람회 개최 경쟁이 시작됐다. 프랑스 파리는 런던에 이어 1855년 두 번째 세계박람회를 개최한 후 11년마다 1900년도까지 총 5번의 박람회를 개최하는 박람회 마니아 국가였다. 프랑스 혁명 100주년을 기념해서 열렸던 1889년 파리박람회는 에펠탑을 박람회 입구로 사용했다. 이 박람회는 무려 2800만여 명이 관람했고 에펠탑은 세계건축사의 획기적 건물로 평가됐다.

20세기에 들어 미국은 1904년 세인트루이스에 이어 1939년 뉴욕까지 네 차례의 박람회를 개최하면서 박람회의 흐름을 주도했다. 1차 세계대전 중에 열렸던 1915년 샌프란시스코 박람회는 에디슨의 장거리 전화 시연이 있었다. 포드사는 박람회장에서 자동차 T모델을 직접 생산했다. 1939년의 뉴욕 박람회는 세계 최초로 텔레비전으로 개막식을 중계했고 아인슈타인은 우주 광선에 대해서 연설을 했다.

박람회 개최를 희망하는 국가들이 늘어나면서 이를 조정하기 위해 1928년 세계박람회기구(BIE)가 설립됐다. 이후부터는 이 기구에서 박람회 주최국과 시기를 결정했다. 박람회는 5년에 한 번씩 열리는 등록박람회와 인정박람회로 나뉜다. 인정박람회는 등록박람회 사이 기간에 한 번씩 열리는 중규모 전문박람회다.

아시아 최초의 등록 세계박람회는 1970년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됐다. 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으로부터 25년 만에 이룩한 경제 대국의 위상에 걸맞게 박람회 역사상 가장 많은 6400만여 명이 관람했다. 필자가 관람한 2010년 중국 상하이 박람회는 ‘잠에서 깬 용’의 포효를 알리면서 G2의 부상을 과시했다. 190개국 참가와 7300만여 명의 관람객 유치로 세계 최대 규모의 박람회로 기록됐다.

중동 최초의 박람회는 2021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렸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20 두바이엑스포’의 명칭은 유지한 채 박람회는 1년이 연기돼 열렸다. 1970년에 이어 일본에서 두 번째 열리는 2025년 엑스포는 같은 도시인 오사카다. 명칭은 간사이 연합을 상징하는 오사카·간사이박람회다.

우리나라는 1993년 대전과 2012년 여수박람회를 개최했고 이는 인정박람회였다. 2030 부산 세계박람회는 등록박람회로 한국에서 최초로 개최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BIE 실사단이 다음 달 2일 한국을 방문해 준비 사항을 점검한다. 4개국이 유치 신청을 했고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 실사단이 이번 방문을 통해 작성하는 보고서는 171개국 BIE 회원국에 전달되고, 11월 개최국 투표를 위한 기초자료가 된다. 유치전의 가장 중요한 과정 중의 하나다.

세계박람회는 국가 브랜드 제고, 경제적 이득 및 국민의 자긍심 고취와 통합 등의 측면에서 올림픽과 월드컵의 유치 효과를 훨씬 뛰어넘는다. “왜 대한민국 부산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명쾌한 논리로 BIE 회원국을 설득해야 한다.

세계박람회가 지향하는 이념은 ‘인류 공동의 번영과 평화 공존’이다. 한국의 근대 발전사가 실천해 온 길이다. 대한민국은 조선 자동차 반도체 가전제품 스마트폰 등 인류 공동의 번영을 위한 첨단기술제품 선도국가다. 부산은 공산주의의 침략으로부터 민주와 자유를 수호하면서 인류 평화를 지켜낸 세계 유일의 도시다. 따라서 대한민국 부산은 2030 세계박람회의 최적지다. 늦게 유치전에 뛰어든 한국에게 평가단이 높은 평가를 하는 이유다.

또한 BIE 실사단은 국가와 시민의 관심과 참여를 중요하게 본다. 많은 기업과 시민이 성금을 내고 자비로 BIE회원국을 찾아가 설득하는 국민은 한국인밖에 없다. 세계인을 놀라게 했던 1997년 외환위기 때의 ‘금 모으기’ 운동과 같은 나라 사랑 열정이 재연되고 있다. 정부와 부산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제 여야를 떠나 모든 국민이 조금 더 힘을 결집해야 할 때다. 공개가 아닌 비밀투표로 결정되는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다.

2030 세계박람회는 대한민국 지속성장 걸림돌인 지역균형발전의 해법이 된다는 데서도 큰 의미가 있다. 부울경이 힘을 합쳐 부울경세계박람회가 되어야 부울경도 살고 나라도 산다. 박람회 주제인 ‘세계의 대전환’은 부울경에서 시작되고 한국인이 이루어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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