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넌 계획부터 남달랐구나”
고교시절 시즌별 주제 달아 촘촘히
25세에 세계 최고 구속 175㎞ 찍고
40세엔 최종 등판서 ‘노히트’ 꿈도
WBC서 MVP 수상하자 새삼 화제
폭스 스포츠 “예견했던 일 실현해”
지난 22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에서 일본의 우승을 이끈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는 그라운드에서의 경기력만으로 화제를 양산하는 것은 아니다. 투타 겸업이라는 차별성에 덧붙여지는 또 다른 ‘다름’이 그의 야구인생 스토리를 더욱 풍성하게 채우고 있다.
미국 매체 ‘폭스 스포츠’는 23일 ‘오타니는 10대 때 이미 본인이 WBC MVP가 될 것을 예견했나’라는 제하의 기사에 그가 고교 시절에 쓴 촘촘한 ‘인생 계획표’를 조명했다. 오타니의 철저한 자기관리 계획표는 과거에도 조명된 적이 있는데, 계획대로 WBC 우승과 MVP를 실제로 이루면서 다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오타니는 하나마키히가시 고교 재학 시절 18세부터 42세까지 이르는, 미래의 인생 여정을 계획표에 담았다. 매 시즌별 하나씩 주제를 달아놨는데, 이 매체가 주목한 것은 27세 시즌을 예고하며 설명하는 ‘WBC 대표팀 선수로 MVP 되기’였다.
오타니는 1994년 7월5일생으로, 미국 나이로는 28세다. 오타니가 기대했던 27세 상황과는 1~2년 늦지만 2017년 4회 WBC 이후 코로나19 확산세로 대회가 6년 만에 열린 것을 고려하면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 매체는 “오타니가 자신의 노력으로 이번 대회 MVP가 되면서 고교 시절 예견했던 일을 사실상 실현시켰다”고 전했다.
오타니가 어린 시절 기대했던 인생 계획대로만 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의 ‘인생 계획표’에 따르면 오타니는 고교 졸업 후 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19세에 영어에 익숙해진 뒤 트리플A에 합류하는 것을 생각했다. 또 20세에 메이저리그에 입성해 21세에는 선발진에 합류하면서 16승을 따낸 뒤 22세에 사이영상을 차지하는 꿈을 꿨다.
실제의 오타니는 일본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니혼햄에 2013년 입단해 5년을 뛴 뒤에야 2018년 LA 에인절스로 이적해 메이저리거로 생활을 시작했다. 또 2017년 23세 나이에 생애 첫 WBC 출전을 계획했지만, 그해에는 발목 부상으로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는 일도 겪었다. 여기에 26세에 결혼해 28세에 첫아들을 얻겠다는 계획도, 예견한 것과는 아르다. 오타니는 미혼이다.
그러나 오타니는 큰 줄기에서 자신이 그렸던 인생의 꿈들을 이뤄가고 있다. 2021년에는 만장일치 아메리칸리그 MVP(최우수선수)로 뽑히면서 이미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가 돼 있다.
오타니는 39세 시즌 미리 은퇴를 예고하고 40세 시즌 생애 마지막 등판에서 노히트 게임으로 야구인생을 마무리 짓는 계획도 적어놨다. 41세에 일본으로 돌아와 42세에 미국야구 시스템을 일본에 전하는 그림도 그려놨다. 이미 지난 시간이지만, 오타니의 계획표에는 25세에 구속으로 세계 최고인 175㎞(약 108마일)를 찍는 꿈도 담겨 있다.
안승호 선임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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