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35세 김선형의 시간 “경기 좌지우지하는 게 재미있어”
올 시즌 평균 어시스트 6.7개
압도적 1위로 ‘첫 도움왕’ 눈앞
“MVP 후보, 책임감 커진다”
프로농구 서울 SK 베테랑 가드 김선형(35)은 지난 시즌 “나는 노화가 조금 늦게 오는 것 같다”고 했다.
지난 시즌 김선형은 30대 중반에 접어든 뒤 더 날렵해지고 운동 능력이 살아 있는 베테랑의 모습으로 SK를 통합우승으로 이끈 주역이었다. “형들이 서른다섯 넘어가면 운동능력이 꺾인다고, 그때부터 조심해야 된다고 했는데 그걸 깨고 싶었다. 내 몸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고 했다. 지난 시즌 김선형은 평균 28분29초를 뛰고 13.3득점, 5.3어시스트, 1.3스틸을 기록했다.
올 시즌, 김선형은 더 많이, 잘 뛴다. 평균 30분10초를 뛰고 16.1득점, 6.7어시스트, 1.3스틸을 기록 중이다. 국내 선수 가운데 득점 3위, 어시스트는 압도적 1위다. 김선형은 이제 패스를 통한 어시스트로 기록을 쌓아가고 있다. 김선형은 “이제 웬만한 돌파 득점으로는 내 성에 차지가 않는다. 그런데 어시스트에 대한 기대치는 아직 높지 않은 것 같다. 어시스트할 때마다 희열을 많이 느낀다. 기록에 아주 신경 쓰지는 않지만 평균 7개를 한 번 해보겠다”고 말했다.
김선형은 22일 캐롯전에서 13득점 12어시스트로 통산 24번째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그중 11차례를 올 시즌 해냈다. 생애 첫 어시스트왕이 눈앞이다. 김선형은 “동료들을 더 많이 활용하려고 한다. 세부적인 플레이를 많이 짰다. 소통하면서 패스를 빼주는 타이밍을 서로 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였던 포워드 최준용이 올 시즌 초반에 이어 현재도 부상으로 잠시 자리를 비우고 있다. 볼 핸들러 역할을 김선형이 맡으면서 출전 시간이 늘어 체력 소모도 늘었지만 득점력을 잃지 않으면서 어시스트까지 늘어나 제 역할을 충분히 해주고 있다.
김선형은 “작년에 했던 ‘몸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말은 취소하겠다”고 웃으며 “대신 농구가 더 재미있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형은 “체력 분배를 해야 할 나이다. 지난 시즌에는 준용이도, (안)영준이도 있어 핸들러들이 많았다. 올해는 체력적으로 조금 더 힘들지만 핸들링을 내가 더 많이 하다보니 경기를 좌지우지하는 재미가 있다”며 “혼자 득점을 책임져야 될 부분을 팀원들이 도와주고 나는 어시스트하고 그런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선형은 올 시즌 정규리그 MVP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20대 중반이었던 2012~2013시즌 이후 처음, 30대 중반이 되어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선형은 “MVP 후보로 불리는 건 영광이다. 그런 얘기가 나올수록 그에 걸맞은 퍼포먼스와 경기력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책임감이 더 커진다. MVP, 주시면 좋겠다”라며 웃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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