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35세 김선형의 시간 “경기 좌지우지하는 게 재미있어”

김은진 기자 2023. 3. 23.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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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용 다치며 볼 핸들러 맡아
올 시즌 평균 어시스트 6.7개
압도적 1위로 ‘첫 도움왕’ 눈앞
“MVP 후보, 책임감 커진다”
SK 김선형이 지난 10일 열린 프로농구 현대모비스전에서 ‘노룩 패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농구 서울 SK 베테랑 가드 김선형(35)은 지난 시즌 “나는 노화가 조금 늦게 오는 것 같다”고 했다.

지난 시즌 김선형은 30대 중반에 접어든 뒤 더 날렵해지고 운동 능력이 살아 있는 베테랑의 모습으로 SK를 통합우승으로 이끈 주역이었다. “형들이 서른다섯 넘어가면 운동능력이 꺾인다고, 그때부터 조심해야 된다고 했는데 그걸 깨고 싶었다. 내 몸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고 했다. 지난 시즌 김선형은 평균 28분29초를 뛰고 13.3득점, 5.3어시스트, 1.3스틸을 기록했다.

올 시즌, 김선형은 더 많이, 잘 뛴다. 평균 30분10초를 뛰고 16.1득점, 6.7어시스트, 1.3스틸을 기록 중이다. 국내 선수 가운데 득점 3위, 어시스트는 압도적 1위다. 김선형은 이제 패스를 통한 어시스트로 기록을 쌓아가고 있다. 김선형은 “이제 웬만한 돌파 득점으로는 내 성에 차지가 않는다. 그런데 어시스트에 대한 기대치는 아직 높지 않은 것 같다. 어시스트할 때마다 희열을 많이 느낀다. 기록에 아주 신경 쓰지는 않지만 평균 7개를 한 번 해보겠다”고 말했다.

김선형은 22일 캐롯전에서 13득점 12어시스트로 통산 24번째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그중 11차례를 올 시즌 해냈다. 생애 첫 어시스트왕이 눈앞이다. 김선형은 “동료들을 더 많이 활용하려고 한다. 세부적인 플레이를 많이 짰다. 소통하면서 패스를 빼주는 타이밍을 서로 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였던 포워드 최준용이 올 시즌 초반에 이어 현재도 부상으로 잠시 자리를 비우고 있다. 볼 핸들러 역할을 김선형이 맡으면서 출전 시간이 늘어 체력 소모도 늘었지만 득점력을 잃지 않으면서 어시스트까지 늘어나 제 역할을 충분히 해주고 있다.

김선형은 “작년에 했던 ‘몸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말은 취소하겠다”고 웃으며 “대신 농구가 더 재미있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형은 “체력 분배를 해야 할 나이다. 지난 시즌에는 준용이도, (안)영준이도 있어 핸들러들이 많았다. 올해는 체력적으로 조금 더 힘들지만 핸들링을 내가 더 많이 하다보니 경기를 좌지우지하는 재미가 있다”며 “혼자 득점을 책임져야 될 부분을 팀원들이 도와주고 나는 어시스트하고 그런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선형은 올 시즌 정규리그 MVP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20대 중반이었던 2012~2013시즌 이후 처음, 30대 중반이 되어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선형은 “MVP 후보로 불리는 건 영광이다. 그런 얘기가 나올수록 그에 걸맞은 퍼포먼스와 경기력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책임감이 더 커진다. MVP, 주시면 좋겠다”라며 웃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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