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록의 승리···도로공사, PO 1차전서 현대건설 잡았다
첫 판은 관록의 승리였다. 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가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를 거두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도로공사는 23일 경기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1(25-18 23-25 25-15 25-17)로 이겼다. 플레이오프는 3전2승제로, 2승을 올린 팀이 정규리그 정상에 오른 흥국생명과 챔피언결정전을 치른다. 2차전은 오는 25일 경북 김천에서 열린다.
V리그 출범 이후 코로나19로 시즌이 조기 종료된 2019~2020시즌과 2021~2022시즌을 제외한 16번의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이 모두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갔다. 첫판 기선제압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정대영, 임명옥, 배유나 등 베테랑을 다수 보유한 정규리그 3위 한국도로공사는 젊은 패기를 내세운 2위 현대건설을 꺾고 챔프전 티켓을 눈앞에 뒀다. 지난 시즌 압도적 1위를 달리고도 챔프전을 치르지 못해 아쉬움을 삼킨 현대건설은 벼랑 끝 위기에 몰렸다.
도로공사는 1세트를 따내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10-10에서 캣벨의 오픈과 블로킹으로 리드를 잡았다. 뒤이어 박정아의 2연속 오픈과 배유나의 블로킹을 묶어 16-11, 5점차까지 벌렸다. 흐름을 탄 도로공사는 19-16에서 배유나가 황민경의 공격을 가로막은 뒤 전새얀·정대영의 득점과 상대 범실로 5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세트포인트에 도달했다. 이윤정이 오픈 공격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2세트에선 도로공사가 막판 집중력에 밀려 반격을 허용하면서 승부가 원점으로로 돌아갔다.
3세트 도로공사는 현대건설의 기세를 꺾어버렸다. 11-9에서 배유나가 양효진의 공격을 가로막은데 이어 캣벨이 연달아 4점을 뽑았다. 상대의 수비 라인을 흔드는 데 성공한 도로공사는 승리에 다가섰다.
4세트 10-10에서 박정아가 황연주의 후위공격을 차단한 뒤 상대 3연속 범실이 나오면서 달아나기 시작했다. 16-13에서 리베로 임명옥이 정확하게 리시브하고, 세터 이윤정이 안정적으로 토스해 미들블로커 정대영이 속공을 펼치는 장면이 돋보였다. 23-17에서 캣벨의 오픈으로 매치포인트를 만들었고, 배유나가 오픈 공격을 꽂아넣으며 경기를 끝냈다.
도로공사 캣벨은 양 팀 최다인 29득점을 올렸다. 박정아(17점), 배유나(13점)도 활약했다. 현대건설에선 몬타뇨(20점)만이 두 자릿수 득점을 냈다. 팀 공격 성공률(28.48%)도 저조했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선수들이 득점할 수 있을 때 충분히 득점하고, 불리한 상황에서 고비를 잘 넘겨 승리할 수 있었다”면서도 “현대건설에는 양효진과 몬타뇨가 있기 때문에 계속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2차전에서 승부를 끝낼 수 있냐는 질문에는 “선수들이 오늘처럼만 해준다면 가능성이 있어보이지만, 선수들 나이가 많다 보니 컨디션 맞추기가 가장 힘들다”며 웃었다. 김 감독은 “3차전까지 가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 |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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