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 시위 나섰던 전장연 “서울시가 대화 의사” 일단 유보

김세훈 기자 2023. 3. 23.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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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1호선 시청역서
‘투쟁선포’ 기자회견 중 공개
“내달 20일까지 농성·대화”
천막 설치 놓고 경찰과 충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23일 서울 시청역 1호선 승강장에서 출근길 선전전을 위해 지하철 탑승을 시도하다 서울교통공사 직원과 경찰에 막혀 대치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서울시가 대화 의사를 밝혔다. 당장 지하철을 타지 않고 서울시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겠다”며 23일 오후에 진행하려던 지하철 탑승 시위를 유보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지하철 1호선 시청역 환승 통로에서 가진 서울420장애인차별철폐연대 투쟁 선포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전장연은 전날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대화 약속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서울지하철 1호선 시청역을 중심으로 대화 촉구를 위한 지하철 탑승 선전전을 진행하겠다”고 했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우리는 불법을 저지를 생각이 없다. 다만 지하철에 탑승한 시민들에게 헌법에 보장된 장애인의 기본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지독한 차별 상태에 대해 말했을 뿐”이라면서 “이것을 강성시위라고 말하며 혐오를 조장하는 서울시의 방식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와의 대화 자리가 열려있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4월20일까지 이곳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하면서 서울시와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대화의 흐름은 전날 전장연과 서울시 간 면담자리에서 마련됐다. 박 상임대표는 서울시 복지정책과장을 2시간가량 만나 향후 대화 일정을 조율했는데, 이 자리에서 박 상임대표는 복지정책실장과 면담하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서울시 측도 긍정적으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지하철 승차시위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도할 경우에는 더 이상의 대화가 어렵다”면서도 “대화의 창구는 항상 열려있다”고 했다.

전장연은 서울시가 진행 중인 장애인 활동 지원급여 수급자 전수조사는 ‘표적조사’라고 거듭 주장했다. 박 상임대표는 “국가보조금이 투명하게 관리되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면서도 “서울시의 전수조사는 한국장애인거주시설협회 등의 ‘거주시설 예산이 뺏기고 있다’는 주장을 이어받아 활동지원예산을 삭감하겠다는 목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했다.

조아라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상임활동가는 “서울시는 지난해 탈시설 수요 조사에서 ‘시설을 나가고 싶다’고 이야기한 장애인에게 지원계획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묻기만 하고 대책은 안 세우는 서울시는 시설 거주 장애인을 희망고문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3차 탈시설 계획을 하루빨리 발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시청역에는 장애인 활동가 500명이 모여 “장애인도 사람이다” “장애인 권리예산 보장하라” “혐오는 쓰레기통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오후 2시40분쯤에는 전장연 활동가들이 역무실 앞에 천막을 설치하려다 경찰과 충돌했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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