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에 활 쏜 40대 검거…“내 닭 지키려고”
[KBS 제주] [앵커]
지난해 8월, 제주에서 몸에 화살이 관통된 개가 발견돼 전국적으로 공분을 일으켰는데요,
경찰이 끈질긴 추적 끝에 7개월 만에 40대 용의자를 붙잡았습니다.
민소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제주시 한경면의 한 도로를 개 한 마리가 느릿느릿 걷고 있습니다.
등 쪽에 뭔가 박혀 있습니다.
몸을 관통한 건 70cm 길이 양궁 화살입니다.
잔혹한 범행에 공분이 일면서 경찰이 수사를 시작했습니다.
7개월간의 수사 끝에 경찰은 개가 발견된 곳에서 6㎞ 정도 떨어진 서귀포시 대정읍에 사는 40대 남성을 붙잡았습니다.
이 남성의 농장 창고에선 개의 몸에 박힌 화살과 같은 여러 개의 화살이 발견됐습니다.
실제 개의 몸을 관통했던 화살입니다.
피의자는 이 같은 화살 여러 개를 한 해외 직구 사이트에서 구매해, 범행에 사용했습니다.
이 남성은 직접 활을 만들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자신이 사육하는 닭들이 들개에 피해를 봤다는 게 활을 쏜 이유였지만, 화살을 맞은 개는 닭 피해와 관련이 없었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지현철/제주서부경찰서 형사과장 : "자신의 비닐하우스 옆 창고 주변을 배회하던 피해견을 발견, 화살을 발사하여 몸에 박히게 한 범행을 저지른 것입니다."]
피해 견은 지난해 화살 제거 수술을 받고 회복했지만, 학대 트라우마로 인해 다른 지역에서 훈련과 치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은숙/혼디도랑 대표 : "동물 학대는 곧 사람에 대한 학대의 경고 메시지로 생각하시고, 조금만 더 주의 깊게 동물에 대한, 생명 존중에 대한 인식을 좀 더 개선했으면 좋겠습니다."]
경찰은 40대 남성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추가 학대가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민소영 기자 (missionali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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