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철새 떼까마귀 누락”…조류 충돌 조사도 허술
[KBS 제주] [앵커]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관련 소식 이어갑니다.
국토교통부는 제2공항 예정지에서 항공기와 조류의 충돌 위험이 제주공항보다 8배 높다고 발표했는데요,
겨울철에 대거 몰려드는 떼까마귀 등 다른 요인들이 추가되면 이 수치보다 훨씬 충돌 위험이 큰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보도에 강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우도의 땅콩밭을 점령한 떼까마귀들.
부리로 쉴 새 없이 땅을 쪼며 곤충이나 이삭을 먹어댑니다.
겨울을 나기 위해 러시아 극동 쪽에서 머물다 제주까지 내려오는 대표적인 겨울 철새입니다.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서도 '떼까마귀'가 조류 충돌 가능성 조사에서 '매우 높음'으로 나타난 이윱니다.
그런데 정작 조류 충돌 심각성 평가에서는 떼까마귀가 빠졌습니다.
국내 공항에서 떼까마귀의 충돌 건수가 없었다는 게 이유입니다.
그런데 알락할미새와 황로에겐 다른 잣대를 적용했습니다.
알락할미새의 경우 지난 2021년 국내 공항에서 2건의 충돌이 발생했다며 충돌 심각성은 '매우 높음', 충돌 위험성은 '고위험'으로 명시했습니다.
하지만, 제2공항 사업예정지로 적용할 때는 정반대로 분석했습니다.
예정지가 알락할미새의 서식에 적합하지 않다며 충돌 발생 가능성이 낮다는 겁니다.
황로 역시 충돌 심각성과 위험성 모두 매우 낮다고 분석했지만 검토기관의 의견은 다릅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현재 서식여건만 반영한 조류충돌 조사는 부적절하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면서 제2공항이 조성될 경우 알락할미새와 황로가 선호하는 환경인 초지나 물가가 조성돼 알락새는 충돌 가능성이 황로는 충돌위험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기존 제주공항 보다 조류충돌 위험이 8배 높다는 국토부의 조사 결과 역시 더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셈입니다.
[성하철/교수/전남대학교 생물학과 : "(조류 충돌 위험이)8배가 높다고 하고 고려하지 않았던 사항들이 있다고 하면 당연히 그런 것들도 더 준비해서 가능성에 대해서 좀 더 예측을 해서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상 허술한 것으로 나타난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조류 충돌 분석.
항공안전이 중요한 만큼 입지와 계획의 적정성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시급해졌습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강인희 기자 (in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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