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사투리’는 소중한 우리말 자원…‘예산’ 끊겨도 수집 열정

홍정표 2023. 3. 23.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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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전] [앵커]

표준어 사용이 늘면서 점차 사라져 가는 충청도 사투리를 수집하고 정리해 사전으로 만드는 일이 예산 지역의 한 시인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역의 문화와 역사가 담긴 우리말 보물 창고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데, 대사전 편찬을 위한 예산이 끊겨 아쉬움을 주고 있습니다.

홍정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벽시계를 뜻하는 충청도 사투리.

단모음화 경향이 강한 일상 발음과 'ㅡ' 발음 성향이 강한 내포지역 발음까지 구별해 놨습니다.

첫 음절에 있는 'ㅎ'이 'ㅅ'으로 바뀌는 구개음화 현상을 반영한 단어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표준어 대신 충청도 사투리가 주인공인 '예산말 사전' 입니다.

예산이 고향인 이명재 시인이 2008년부터 내포 지역을 중심으로 수집하고 정리한 단어는 2만 5천여 개.

현재까지 4권으로 출간돼 지역 방언 사전으로는 유례를 찾기 어려운 방대한 양입니다.

[이명재/'예산말 사전' 저자 : "언어 속에는 충청의 정체성, 역사, 문화, 삶이 다 담긴다라고 저는 생각을 하죠. 그래서 기본적인 바탕이 충청의 문화, 역사, 삶을 나는 기록한다..."]

사전에 실린 일부 단어는 서울말에 없어 새로운 표준어로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대사전 등 추가 출간에 필요한 예산 지원이 올해는 모두 삭감됐지만, 시인은 여전히 하루 10시간 이상을 사투리 수집과 정리에 쓰고 있습니다.

[김종옥/예산문화원장 : "이것을 통권으로 만들어야 하나의 책을 놓고서 낱말을 하나 찾을 수 있잖아요. 그렇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고향 말에 대한 시인의 열정과 진심은, 개그 소재 정도로 취급받던 충청도 사투리에 대한 편견을 깨고 우리말로서의 가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정표입니다.

촬영기자:박평안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홍정표 기자 (real-eye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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