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환, 세계선수권 쇼트 3위…한국 남자 최초 메달 노린다
한국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간판 차준환(21·고려대)이 한국 남자 싱글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 메달에 도전한다.
차준환은 23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55.04점, 예술점수(PCS) 44.60점으로 합계 99.64점을 받아 34명의 출전 선수 중 3위에 올랐다.
1위는 디펜딩 챔피언 우노 쇼마(일본·104.63점), 2위는 미국의 ‘피겨 신성’ 일리아 말리닌(100.38점)이다. 차준환은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기록했던 개인 최고점(99.51점)을 뛰어넘었다.
차준환은 2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세를 이어간다면 한국 남자 선수로는 역대 첫 메달리스트가 된다. 한국 피겨 선수 가운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메달 획득에 성공한 이는 남녀를 통틀어 김연아(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가 유일하다.
마이클 잭슨 모음곡에 맞춰 쇼트프로그램을 시작한 차준환은 4바퀴를 회전하는 첫 점프 과제, 쿼드러플 살코를 깔끔하게 성공했다. 이 점프로 기본 점수 9.70점과 수행점수(GOE) 4.02점을 챙겼다.
이어 두 번째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까지 클린 처리했다. 차준환은 플라잉 카멜 스핀을 최고 난도인 레벨 4로 소화하며 연기의 완성도를 높였고, 마이클 잭슨의 ‘문워크’를 연기하며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10% 가산점이 붙는 후반부에도 마지막 점프 과제인 트리플 악셀까지 깨끗하게 처리했다. 차준환은 남은 체인지 풋 싯 스핀과 스텝 시퀀스(이상 레벨4),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까지 레벨 4로 처리하며 클린 연기를 선보였다.
대회를 마치고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차준환은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하느라 힘들었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뛰었다. 오늘 연기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시즌 초반엔 컨디션이 좋다가 시즌 막판에 무너지는 경향이 많았다”며 “올 시즌엔 (시즌 말미에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초점을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현재 컨디션은 좋다”고 덧붙였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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