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서 ‘140만명이 입대·복대 자원?’…“강제선발 청년들 자원자로 둔갑” 반박

박준희 기자 2023. 3. 23. 21:0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근 북한의 관영 매체가 "전국적으로 입대·복대(재입대)를 원하는 청년들이 140만 명에 달한다"고 보도한 가운데 실상 이미 제대를 한 북한의 청년들은 군에 다시 입대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는 현지 소식통의 증언이 제기됐다.

22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지난주(14일)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 종업원 모임에서 미제와 남조선괴뢰들의 반공화국압살책동에 용감히 일어나 제대군인 청년들은 군 복대를 탄원하라는 당국의 지시가 전달됐다"며 "당국이 발표한 제대군인 청년들의 군 복대 후 복무 기간은 1~3년, 군 복대 탄원(자원) 나이는 35세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소식통 “배 곯고 고생했던 기억, 또 해야 하나”
‘제대군인들 재입대 기피’ 냉담한 분위기 전해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0일 “전국적으로 인민군대입대, 복대를 열렬히 탄원한 청년들의 수는 19일 현재 140만여 명에 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

최근 북한의 관영 매체가 "전국적으로 입대·복대(재입대)를 원하는 청년들이 140만 명에 달한다"고 보도한 가운데 실상 이미 제대를 한 북한의 청년들은 군에 다시 입대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는 현지 소식통의 증언이 제기됐다. 당국이 강제로 선발한 복대 인원들을 ‘자원자’로 둔갑시키는 경우도 있다는 폭로도 나왔다.

22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지난주(14일)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 종업원 모임에서 미제와 남조선괴뢰들의 반공화국압살책동에 용감히 일어나 제대군인 청년들은 군 복대를 탄원하라는 당국의 지시가 전달됐다"며 "당국이 발표한 제대군인 청년들의 군 복대 후 복무 기간은 1~3년, 군 복대 탄원(자원) 나이는 35세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소식통은 "당국이 강압적으로 군 복대를 강구하고 있지만 제대군인 청년들 속에서는 군사 복무 시절에 배가 너무 고파 고생했던 추억 밖에 없다"며 "그 고생을 또 해야 하냐며 군 복대 탄원을 기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이 언급한 남흥청년화학렵합기업소에는 약 3만 여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으며, 근로자들 가운데 일반 공장기업소에 비해 제대군인 청년들이 많다고 RFA는 소개했다. 북한의 비료생산기지로 손꼽히는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의 생산능력을 높여야 한다며 해마다 제대군인 청년들을 배치하기 때문이다. 이 소식통은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군 복대 인원은 제대군인 청년들이 밀집되어 있는 대학과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 등 특급 기업소, 1급기업소에서 가장 많이 선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요즘 당국이 군 복대 탄원에 적극 나서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대학을 비롯한 공장 기업소의 제대군인 청년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제대군인 청년들이 눈치를 보면서 군 복대를 기피하자 덕천자동차연합기업소의 당 조직에서는 지난 17일 군 복대 탄원 행사를 조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에는 덕천자동차연합기업소 청년동맹조직 간부 10명과 각 공장노동자로 일하는 35세 미만 제대군인 청년 50명이 군 복대 탄원 본보기로 내세워졌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 탄원 청년들은 당국이 군 복대에 호응이 없자 선동을 위해 강제 선발한 청년들을 자발적 탄원자로 둔갑시킨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소식통은 "당국은 ‘지금 우리나라(북한)를 먹어보려고 미제와 남조선괴뢰들의 핵전쟁도발 연합훈련이 진행되고 있다’며 모든 청년들은 군 복대 탄원자들의 모범을 따라 배워 혁명의 군복을 다시 입자고 호소했다"며 "그러나 청년들은 군사 복무는 배고픔을 참고 건설 현장에만 동원되는 끔찍한 고생이라며 쓴 입맛을 다시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0일 "무모하기 그지없는 핵전쟁도발 책동에 미쳐 날뛰는 미제와 남조선괴뢰역적들에 대한 치솟는 분노와 적개심이 전국각지에서 활화처럼 폭발"하고 있다면서 "전국적으로 인민군대 입대, 복대를 열렬히 탄원한 청년들의 수는 19일 현재 140만여 명에 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통신은 김책제철련합기업소,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 순천지구청년탄광련합기업소, 평양326전선종합공장, 안악군 오국농장 등 전국 공장·기업소·농장들에서 95만여 명의 근로 청년들이 입대·재입대를 결의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박준희 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