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라고 다 퍼가려나?”…‘땅콩 무한리필’에 고민하는 한화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byd@mk.co.kr) 2023. 3. 23.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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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파이브가이즈 공식 인스타그램]
미국의 3대 버거로 꼽히는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첫 상륙을 앞두고 한화갤러리아에 고민거리가 생겼다. 파이브가이즈의 유명 서비스 중 하나인 ‘땅콩 무한리필’ 도입 여부를 놓고서다.

23일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최근 파이브가이즈 인터내셔널로부터 국내 사업권 계약을 따 낸 한화갤러리아는 오는 6월말 서울 강남에 1호점을 연다. 갤러리아백화점은 향후 5년간 국내에 15개 이상의 점포를 열 계획이다.

파이브가이즈는 1986년 미국 버지니아에서 시작한 버거 브랜드로 쉐이크쉑, 인앤아웃버거와 함께 ‘미국 3대 버거’로 꼽힌다.

파이브가이즈의 프렌치프라이는 순수한 땅콩기름으로 튀긴다. 이 때 매장 내부 한 쪽에 손님들이 버거가 나오기 전 이 땅콩을 무료로 먹을 수 있도록 비치해둔다.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 파이브가이즈는 ‘땅콩 맛집’으로 통한다.

일종의 무한 리필 땅콩인 셈인데, 한화 갤러리아가 파이브가이즈 1호점에서 이같은 서비스를 제공할지는 아직 미정이다.

이와 관련 한화갤러리아 측은 “땅콩 무료 제공 여부 등에 관해 현재로서는 정해진 바 없다”며 “다만 최대한 미국 현지에서와 같은 맛과 서비스를 국내에서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브가이즈 매장에서 제공하는 무한리필 땅콩. [사진출처 = 파이브가이즈 공식 인스타그램]
과거 국내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둘러싼 논란은 몇 차례 있었다.

대표적으로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에서는 푸드코트에서 핫도그를 주문한 소비자에게 양파를 무료로 제공했다가 서비스를 중단했다. 공짜로 제공되는 양파를 그야말로 계속 리필하거나 심지어 비닐백에 담아 집으로 가져가 먹는 소비자들이 많아져서다.

당시 이같은 손님들을 두고 일각에선 ‘양파거지’라 부르며 얌체족들의 행태를 비판했다.

가구매장 이케아에서도 마찬가지다. 손님들이 쇼핑을 하다 메모를 할 수 있도록 무료로 비치한 연필을 무더기로 가져가 당근마켓 등을 통해 되파는 모습을 보여 무료 연필 제공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한화갤러리아가 땅콩 무한리필 서비스 제공과 관련해 정확한 입장을 밝히지 못하는 것을 두고 이같은 과거 논란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식음료업계 관계자는 “한화에서 야심차게 파이브가이즈를 국내로 들여오는 만큼 소비자들과의 불필요한 논쟁꺼리를 만들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하지만, 파이브가이즈 측에서 말하는 오리지널리티를 지키려면 땅콩 무료 제공 서비스가 빠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땅콩 무료 제공에 따른 얌체족의 등장을 우려하는 것 자체가 기우일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일단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가족 단위가 많이 이용하는 이케아나 코스트코와 달리 파이브가이즈의 주 타깃은 젊은 소비자들로 이용자층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또 파이브가이즈에서 제공하는 땅콩이 지나친 짠 맛으로 인해 한국인의 입맛에는 잘 맞지 않아 무더기로 집어갈 만큼 매력적이지 않다란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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