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헌재 결정에 “술 마셨는데 음주운전 아니라는 결정”

박상기 기자 2023. 3. 23.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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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 결정 놓고 野는 안도, 與는 비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뉴스1

국민의힘은 23일 헌법재판소가 ‘검수완박’ 법안의 강행 처리 과정에서 ‘위장 탈당’ 등 위법 사항이 있었다면서도 법안의 국회 통과는 무효가 아니라고 결정하자 “민주당의 의회 폭거에 헌재가 면죄부를 줬다. 비겁한 결정”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헌재가 민주당 손을 들어줬다. 검찰 개혁 법안의 적법성이 인정된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헌재 결정에 “황당한 궤변의 극치”라고 했다. 절차가 위법한데 어떻게 결과가 유효하냐는 것이다. 김기현 대표는 “음주를 하고 운전을 했는데 음주 운전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해괴망측한 논리”라며 “헌재가 아니라 정치재판소 같아 보인다”고 했다. 김 대표는 “‘거짓말을 했는데 허위 사실 유포는 아니다’라고 했던 이재명 대표의 대법원 판결을 그대로 옮겨 온 것 같다”고도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에서 “형식적으로 다 맞으니까 위헌이 아니라니 이런 헌법재판관은 저는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논리라면) 나치 시대의 법률 만능주의, 법률 조문에만 맞으면 뭐든 된다는 그때와 뭐가 다른가”라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헌법재판관들이 이 같은 결정을 주도했다며 “문재인 정권이 편향된 시각을 가진, 자기편만 임명했던 그 부작용이 드러났다. 두고두고 이 결정이 헌재의 불명예이자 사법사(史)의 오욕으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헌법재판소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관련 권한쟁의심판 선고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민주당은 헌재 결정에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법이 무효라는 결정이 나왔으면 원내 지도부 사퇴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몰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회 입법권과 검찰 개혁 입법 취지를 존중한 결정”이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헌재가 절차적 위법으로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이 침해받았다고 판단한 데 대해 “유감”이라면서도 “헌재 판결은 존중하지만, 민형배 의원의 탈당은 소신에 따른 결정이었고 안건조정위원 선임은 합법적 과정을 밟았다고 본다”고 했다. 민 의원의 위장 탈당으로 90일까지 논의 기간이 보장되는 법제사법위 안건조정위가 불과 17분 만에 종결됐지만 문제없었다는 주장이다. 박 원내대표는 “권력기관 개혁은 시대적 과제이자 국민 명령이었고, 민주당은 국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입법을 추진했다”며 “하지만 윤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오로지 검찰 독재 정권을 위해 무리한 소송을 강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헌재 결정 확인하는 이재명·박홍근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아래)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검수완박’ 입법과 관련한 헌법재판소 결정을 휴대폰으로 함께 보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대통령도 헌재의 판단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이날 헌재 결정이 나오자 일제히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던 한동훈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한 장관의 청구는 각하됐다. 박 원내대표는 “한 장관은 법치를 흔들며 심각한 국가 혼란을 자초했다”며 “지금 당장 책임지고 사퇴를 촉구한다”고 했다.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각하될 게 뻔한 사안을 장관이 몰랐다면 최악의 무능이다. 아주 악의적 정치 놀음을 한 것”이라고 했다. 법사위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한 장관이 혼란을 조장하고 확산시킨 정치적 책임에 대한 명확한 답을 갖고 와야 한다”며 다음 주 월요일을 시한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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