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별한 아내 따라 떠나려는데… 친절한 이웃들에 느끼는 ‘온정’

엄형준 2023. 3. 23.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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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나의 오차도 참을 수 없는 남자.

'오토'는 그런 남자다.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오토라는 남자'(사진)가 오는 29일 개봉한다.

할리우드 제작의 이 영화는 스웨덴 소설이자 영화로도 제작된 '오베라는 남자'가 원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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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행크스 주연 ‘오토라는 남자’
단 하나의 오차도 참을 수 없는 남자. 아파트 안에선 꼭 주차 허가증을 걸어야 하고 평행 주차는 정확하게 일자로 해야 한다. 매일 같은 시간에 마을 순찰을 나가고, 집 앞에 던져져 있는 광고 전단, 제대로 되지 않은 분리배출 상태를 볼 때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 ‘오토’는 그런 남자다.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오토라는 남자’(사진)가 오는 29일 개봉한다. 할리우드 제작의 이 영화는 스웨덴 소설이자 영화로도 제작된 ‘오베라는 남자’가 원작이다.

책을 읽었다면 할리우드가 이를 어떻게 바꿨을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원작은 인구 900만명의 스웨덴에서 90만부가 팔렸고, 뉴욕타임스에서 93주 연속 베스트셀러를 차지했다. 우리나라에서도 50만부 이상이 팔렸으니, 원작의 질과 흥행성은 이미 증명된 셈이다.

이 차가운 남자 오토는 원작과 마찬가지로 평생을 사랑했던 아내인 ‘소냐’가 먼저 세상을 떠나자 그를 따라가려 한다.

모든 게 철두철미한 그의 계산대로 준비되지만 어쩐지 죽는 일은 뜻대로 되질 않는다. 그가 죽음을 생각하면 언제나처럼 새로운 이웃인 ‘마리솔’의 친절한(?) 훼방이 벌어지고, 오토의 얼음처럼 차가운 마음엔 서서히 균열이 생긴다.

영화는 때때로 작위적이라고 느껴지고, 이웃들은 지나치게 착하고 친절하다. 차가운 가슴은 웬만해선 녹이기 힘들다. 그럼에도 대부분 삭막한 도시에 사는 현대인들에게 영화는 손난로처럼 작지만, 몸을 데울 수 있는 온기를 전한다. 우리가 잊고 있었지만 사실은 그리워했던 ‘정’을 말이다.

영화적 노력이 결실을 거둘 수 있는 건 전적으로 원작의 ‘오베’를 대신할 수 있는 행크스라는 걸출한 배우가 있기 때문이다. 행크스는 겉으론 차갑지만 사실은 따뜻한 마음을 가진 오토를 완벽하게 소화한다. 냉랭한 톤의 연기를 하면서 사람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드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엄형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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