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년 역사 ‘지덕체 배움터’... 4차 산업 ‘미래 주도’ [꿈꾸는 경기교육]

김경희 기자 2023. 3. 23.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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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일공업고등학교’. 윤원규기자

 

수원 '삼일공업고등학교'

‘어서어서 알아야 한다. 우리는 너무도 모른다. 어서 배워서 알아야 한다. 국가독립을 위한 일꾼이 되어야 한다.’ 사랑과 봉사를 교훈으로 삼는 121년의 역사, 민족학교 삼일학교의 이념.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와 함께 성장해온 지금의 삼일공업고등학교(교장 김동수·이하 ‘삼일공고’)는 이 같은 이념을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수원 ‘삼일공업고등학교’. 윤원규기자

■ 근현대사와 함께해온 삼일학교

수원특례시 팔달구 수원화성 인근에 자리잡은 삼일공업고등학교의 시작은 19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베크 선교사의 도움으로 15명의 학생들이 ‘남자매일학교’라는 이름으로 삼일학교의 태동을 알렸다. 이후 1905년에는 성부·성자·성령 삼위일체 정신을 담은 삼일학당으로 이름을 바꿨고, 1909년에는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한 차례 위기를 겪기도 했다. 국내 독립운동가로 잘 알려진 임면수 선생은 고향인 수원을 떠나면서 삼일학교를 살리고자 매향동의 집과 집터는 물론 과수원까지 모두 학교에 전달하고 망명의 길에 나섰다. 1919년에는 화홍문에서 기미독립운동에 참여하며 민족학교로서의 면모를 떨쳤다.

그러나 곧 또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1940년 교명이 3·1독립운동을 연상케 한다는 이유로 조선총독부에 의해 강제 개명을 당한 것. 그렇게 팔달심상소학교로 5년의 세월을 보낸 끝에 1945년 8월15일 광복이 찾아왔다. 삼일학교는 교정에서 해방 경축 시민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후 1년 뒤인 1946년 빼앗겼던 삼일이라는 교명도 되찾았다.

지금의 삼일공고는 1988년 학교가 분리되면서 공업고등학교로의 길을 걷게 됐다. 학교 자체가 근현대사와 함께 발전해온 만큼 학교 내에 독립운동가이자 삼일학원의 설립자인 임면수 선생과 이하영 목사의 흉상을 세웠고, 광복절이면 학생들과 함께 이곳을 찾아 과거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다짐을 하고 있다.

삼일공업고등학교 전경. 설립자 흉상 헌화식. 수원지역 중학생 대상 학과체험을 위해 마련된 E-sports 대회. 삼일공업고등학교 제공

■ 전국 최초 발명특화고...창의인재 육성 앞장

삼일공고는 지난 2007년 전국 처음으로 특허청 지정 발명·특허 특성화고로 선정됐다. 단위학교로는 처음으로 전국 학생 창업·발명 아이디어 경진대회를 주관하는 등 명실상부한 최고의 특성화고로 평가받고 있다.

이 같은 학교의 노력은 2012년 특성화고 최초로 경기도교육청 지정 혁신학교 선정의 성과와 함께 2017년 교육부와 고용노동부 지정 도제학교 선정 등의 결과를 가져왔다.

삼일공고는 20대 교장인 김동수 현 교장의 취임 이후에도 지속적인 발전을 이뤘다. 2017년 교육부와 노동부가 공동 운영하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프로그램’에 5년간 거점학교로 선정됐고, 같은 해 ‘매력적인 직업계고’로 뽑히는 영예도 안았다.

혁신과 변화에 주저함이 없었던 삼일공고는 현재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맞춤형 학과들로 구성돼 있다.

삼일공고에는 우리 생활의 근간을 이루는 화학공업 분야 전문 인력 양성 및 배출을 위한 화학공업과를 시작으로 전통적 제조 및 조립 분야뿐 아니라 전기, 전자, 정보통신, 나노기술, 생명, 의료공학, 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공업 분야로의 길이 있는 기계과, 집중적인 코딩교육이 가능한 전자과, NSC 기반 교육과정을 통해 차별화된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환경과,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기술을 배우는 사물인터넷과, 신기술에 맞는 콘텐츠 교육을 받는 3D융합콘텐츠과, 공공치안과 법률사무 등 공공서비스 분야의 정보보안 직무 교육을 받는 경찰사무행정과, 레저스포츠 인력 양성을 목표로 하는 레저스포츠학과 등이 있다.

■ 변화를 주도하는 삼일공고, 미래 시대 발 맞춘다

삼일공고는 ‘변화를 당하지 않기 위한 변화의 주도’를 교육 패러다임으로 삼아 미래 시대의 흐름에 발맞춘 학과 개편으로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다.

올해부터는 반도체계약학과와 소방전기과를 신설해 신입생을 모집하기도 했다.

반도체계약학과는 현 정부에서 미래먹거리 산업의 선도 산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반도체 분야 맞춤 인재를 양성하는 학과로 국내 최초로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교육과정(3년+4년)을 연계 운영하고 있다. 반도체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춘 기술인재를 양성하면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업의 창의융합형 인재를 조기 확보함으로써 선도적인 역할을 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대학과목 선이수제를 도입해 맞춤형 전문 인재 육성을 대학들과 함께 하고 있으며, 단위학교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학교 내에서는 개념과 이론을 학습하고, 실험실습과정은 한국나노기술원과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의 장비를 통해 교육함으로써 학생들의 현장 실무 능력을 키워 가고 있다.

소방전기과 역시 소방전기 분야의 전문인력 및 소방공무원을 양성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의 경쟁력을 강화시킨다는 방침이다.


김동수 교장 “학생·교직원 힘 모아... 대한민국 대표 명문 도약”

김동수 교장. 윤원규기자

“경기도를 넘어 전국 최고의 명문학교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교사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김동수 삼일공업고등학교 교장은 1990년 3월부터 삼일공고에서 근무해온 삼일공고의 역사와 같은 인물이다. 그는 지난 2017년 제20대 교장으로 취임한 후 7년 차 교장으로 삼일공고의 다양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1990년 김 교장이 처음 삼일공고에 부임했을 때 학교의 대외적 이미지는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지닌 학교임에도 대외적인 이미지로 인해 학생들은 상처받았고, 곱지 않은 시선에 시달려야 했다. 김 교장은 이 같은 모습을 보며 큰 결심을 품었다고 했다. 언젠가는 꼭 교장이 돼 삼일공고를 수원특례시를 넘어 경기도로, 경기도를 넘어 전국 최고의 명문고로 만들어 가겠다는 꿈이다.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삼일공고는 눈부신 발전을 이뤄냈다.

김 교장은 “2020년 1월 코로나19가 터지면서 그때부터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기 시작해 그해 2월에는 모든 교사가 온라인으로 수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며 “팬데믹 기간에도 더 열심히 아이들을 공부시키면서 빈익빈 부익부에 따른 교육 격차가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 같은 김 교장의 노력 덕분인지 코로나19로 교육현장이 마비됐다고 평가받던 시기에도 삼일공고만은 견고한 교육 목표를 지니고 끝없이 발전의 길을 걸어갔다.

경기도교육청의 혁신학교로 재지정받은 것은 물론 매력적인 직업계고 육성사업에서도 우수학교로 선정됐고, 2021년에는 경기내일 직업교육 선도학교로 재선정됐다. 같은 해 5월에는 학과재구조화 승인을 받아 전기과를 소방전기과로 재구조화했다. 또 2022학년도 혁신지원사업에 선정됐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기계과를 로봇설계과로 재구조화하기도 했다.

김 교장은 앞으로도 학생들을 위한 변화를 선도하며 교사들과 함께 더 큰 삼일공고의 완성을 위해 나아가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공부하는 특성화고’로 삼일공고만의 브랜드가치를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면서 학생들이 흥미와 적성을 파악하고 진로 방향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전국 최고의 명문 학교로 도약하기 위해 앞으로도 변화와 혁신을 거듭해 가겠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gaeng2da@kyeonggi.com
한수진 기자 hansujin011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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