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벌어진 한미 금리차 … 깊어진 한은의 고민

강서구 기자 2023. 3. 23.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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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9차례 연속 금리 인상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 일축
최대치로 벌어진 한미 금리차
기준금리 고민 깊어진 한국은행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한미 금리차가 역대 최대치로 벌어졌다.[사진=뉴시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난 2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베이비스텝). 기준금리는 4.75~5.00%로 상승했다. 연준은 지난해 9월 이후 9차례 연속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미 기준금리가 5.0%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인 2007년 8월(5.25%) 이후 16년 만이다.

연준의 금리 전망치는 최근 큰 변동성을 보였다. 3월 초만 해도 시장은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점쳤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인플레이션과 양호한 고용시장이 금리 인상 요인으로 거론된 탓이다.

하지만 지난 10일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미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공포가 커진 탓이었다.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까지 제기됐지만, 연준은 금리 인상을 선택했다.

미 연준은 성명을 통해 "최근 지표는 지출과 생산에서 완만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며 "실업률은 낮게 유지되고 있고, 인플레이션은 높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연준의 베이비스텝에 안도했던 미 증시는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시장이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다면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며 "올해는 금리인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필요하다면 금리를 더 올리겠다는 발언도 덧붙였다. 연준이 점도표를 통해 제시한 최종 금리는 5.1%다. 금리 인상이 한차례 더 남았다는 얘기다.

문제는 한미 금리차다.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차는 1.5%포인트(미 기준금리 상단 기준)로 벌어졌다. 2000년 10월 이후 22년여 만에 최대치다. 이제 관심은 4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로 쏠리고 있다. 한은의 선택에 따라 한미 금리차가 달라져셔다.

시장의 전망은 금리 동결이다.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데다 SVB 파산 후폭풍도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 2월 "운전하는데 안개가 가득해, 어느 방향인지 모르면 차를 세우고 안개가 좀 사라질 때까지 본 다음에 갈지 말지 봐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한은의 고민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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