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검수완박 헌재 판결 반발…"다수당 어떤 짓 해도 면죄부"

"술 마셨지만 음주운전 아니라는 논리…헌재 아닌 정치재판소"
헌법재판관 정치 편향성도 거론…"文정권 인사 부작용 드러나"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들이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대한 권한쟁의심판 선고를 위해 대심판정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3.2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이균진 노선웅 신윤하 기자 = 국민의힘은 23일 헌법재판소가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법이 유효하다고 판결한 데 대해 "사법사 오욕으로 남을 것"이라며 반발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헌재 판결에 대해 "황당한 궤변의 극치라고 생각한다. 거짓말을 했는데 허위사실 유포는 아니라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그대로 옮겨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음주하고 운전했는데 음주운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해괴망측한 논리가 어디 있느냐"며 "헌재가 아니라 정치재판소 같아 보인다"라고도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헌재가 헌법수호의 최후기관으로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한탄을 하게 됐다. 심의·표결권의 침해는 인정하지만 법안은 무효가 아니라는 앞뒤가 안 맞는 결정을 했다"라며 "문재인 정권에서 자기편만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했던 부작용이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기각 의견대로 라면 소위 나치시대 법률 만능주의, 법률 조문에만 맞으면 무엇이든지 형식적인 외견만 맞으면 된다는 그때와 무엇이 다르겠나"라며 "자신을 지명한 측의 논리에 빠져 있는 통탄할 일이다. 이 결정은 헌재의 불명예로 남아 사법사의 오욕으로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헌재 구성 자체가 편파적이고 편향적인 색깔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앉아 있는 것이 심각한 문제"라며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어떻게 수호할 것인가,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한 판결"이라고 평했다.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정점식 의원은 "적법절차의 원칙은 모든 헌법 질서에서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 적법절차 원칙이 적용되지 않을 때 제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어느 국가 기관이나 지자체가 적법절차의 원칙을 준수하겠나"라며 "이번 결정은 헌재의 자기부정"이라고 말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검수완박법이) 유효하다고 인정하는 것은 법의 대원칙을 위반하고 민주주의의 원칙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의회에서 다수당이 어떠한 짓을 해도 면죄부를 주는 아주 잘못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헌법을 수호해야 하는 헌재가 대한민국 헌법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오늘 결정을 한마디로 비유하면 사람은 죽였지만 살인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정치적으로 편향된 헌법재판관 한명이 헌법을 얼만큼 대한민국 헌법 질서를 망가뜨릴 수 있는지를 보여준 결정"이라고 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토론과 합의가 우선돼야 할 의회 민주주의를 퇴보시키는 판결이라는 점에서 심히 유감"이라며 "어제도 오늘도 의회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는 민주당은 헌재 판결에 축배를 들 것이 아니라 참회록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라며 "법치주의에 있어 절차적 정당성은 중요한데 이번 헌재 결정처럼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한 검수완박법을 허용한다면 국회는 다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의 무법지대가 되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주혜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헌재는 의회 독재에 제동을 걸기는커녕 날개를 달아줬다"라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정의와 법치주의는 죽어가고 있음을 다시 한번 느낀다"라고 말했다.

asd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