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된 용사… 빛 잃은 영웅 [잊혀지는 ‘서해수호의 날’]

김지혜 기자 2023. 3. 2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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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앞바다 55명 수호 용사 기념... ‘국가의 날’지정했지만 참배행사뿐
추모사업·유족 추가 도움 등 전무... “애도위해 역사 교육과 지원 절실”
인천 앞바다를 지키기 위해 스러져간 55인의 호국장병들을 기리는 인천시 차원의 추모 사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가보훈처 누리집 갈무리 

 

“서해수호 55명 용사의 뜨거운 용기는 대한민국을 지켜낸 자랑스러운 빛입니다. 이들의 헌신을 절대 잊어선 안됩니다.”

인천 앞바다를 지키다 하늘의 별로 사라진 55인의 용사. 이들은 모두 2002년 제2연평해전과 2010년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 등에서 목숨을 잃은 장병들이다. 쏟아지는 포탄 속에서도 대한민국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 하나로 버티다 안타깝게 운명을 달리한 그들. 우리가 지금 평화롭게 일상을 보낼 수 있는 것도 모두 이 용사들 덕분이다.

벌써 10여년이 훌쩍 지나면서 많은 시민의 기억 속에서 이들 용사들이 점차 잊혀지고 있다. 인천지역에서 이들에 대한 역사 교육이나 유족에 대한 지원 등도 없이, 단순히 참배 행사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국가보훈처와 인천시 등에 따르면 24일 제8회 서해수호의 날을 맞아 인천 중구 월미공원에 있는 해군 제2함대 기념탑에서 55명의 용사를 기리는 ‘서해수호의 날 참배행사’를 한다. 앞서 보훈처는 지난 2016년 3월 넷째 금요일을 서해수호의 날로 지정했다.

시는 2016년 서해수호의 날 지정 첫해 미추홀구 수봉공원 현충탑에서 서해수호의 날 추모식을 처음 시작한 뒤로 해마다 참배행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안팎에서는 55명의 용사를 기릴 수 있도록 역사 교육과 함께, 유족에 대한 지원, 그리고 인천 특색을 담은 추모 사업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인천시교육청은 별도의 서해수호의 날에 대한 행사나, 초·중·고등학교 교육과정에 이 같은 역사를 교육하는 과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일부 교사들이 재량으로 학생들에게 서해수호의 날을 가르치고 있을 뿐이다. 대부분의 인천 학생들은 서해수호의 날에 대해 배우지 못하고 넘어가는 셈이다.

아직 지자체 차원의 유족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낮다. 인천에는 서해수호 55 용사 유가족 6가구가 있다. 하지만 시 차원의 유가족에 대한 추가 지원 등은 전무하다.

여기에 이들 용사를 돕다가 사망한 잊혀진 영웅들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 천안함 사고 당시 인명구조에 나섰다가 침몰한 98금양호에 탔던 선원 중 2명이 사망했고, 7명은 아직도 찾지 못했다. 이들의 위령비는 중구 바다쉼터에 있다.

이 같이 대한민국을 지키다 인천 앞바다에서 목숨을 잃은 영웅들을 시민 모두가 함께 기릴 수 있도록 위해 인천만의 기념사업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사무총장은 “인천상륙작전을 전국 행사로 끌어올리기 이전에, 55명의 용사 뿐 아니라 98금양호와 같은 잊혀진 영웅을 위한 애도가 먼저”라고 했다. 이어 “시와 교육청, 시민단체 등이 힘을 합쳐 이들에 대한 교육·지원 등을 해야 한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보훈처 사업과 별개로 추모행사를 하는 곳은 인천 뿐”이라며 “서해수호 영웅들을 위한 필요한 교육과 사업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했다.

김지혜 기자 kjh@kyeonggi.com
황남건 기자 southge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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