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이 2021년 2000만 명 살렸다”

평창(강원)=홍아름 기자 2023. 3. 2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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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왓슨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연구원
22~23일 한·영 리서치 콘퍼런스서 밝혀
올리버 왓슨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겸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소속 연구원은 22일 제6회 한·영 리서치 콘퍼런스에서 코로나19 백신의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제6회 한·영 리서치 콘퍼런스 운영 사무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21년에만 백신으로 전 세계 2000만명을 살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백신으로 2021년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15억 명이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

올리버 왓슨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겸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소속 연구원은 22일 기초과학연구원(IBS)과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영국왕립학회가 주최한 제6회 한·영 리서치 콘퍼런스에서 전 세계 코로나19 백신 캠페인의 효과와 한계를 분석해 발표했다. 왓슨 연구원은 코로나19에 대한 전 세계적 대응의 일부로 세계보건기구(WHO)에 영국을 비롯한 모든 국가의 전염병 예측 시나리오를 제공했다.

코로나19 백신은 2020년 12월 전 세계 처음으로 환자에 접종됐다. 왓슨 연구원은 “백신이 전염병의 궤적을 바꿨다”며 “전 세계의 코로나19 예방접종 캠페인은 공중 보건은 물론 직장 폐쇄 등을 줄여 경제적 측면에서 모두 효과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왓슨 연구원은 코로나19 백신의 영향을 정량화하기 위해 코로나19 전염과 백신 효과를 예측하는 모델을 이용했다. 백신이 없을 때를 가정하고 코로나19 감염자 수와 사망자 수를 예측한 뒤 실제 데이터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백신의 효과를 확인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2021년 데이터를 본 결과 전 세계 185개국에서 사망자가 2000만 명 감소한 효과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과 같은 고소득 국가와 페루, 남아프리카, 러시아 등 중상위 소득 국가에서는 총 1200만 명의 사망자를 줄이는 효과를 보였다. 국제적으로 평등하게 백신을 공급하기 위한 프로젝트 ‘코백스(COVAX)’를 통해서는 코로나19의 위험으로부터 750만 명을 살렸다.

올리버 왓슨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겸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소속 연구원은 미국을 대상으로 백신이 없는 경우 코로나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를 계산해 실제 데이터와 비교했다. 하늘색으로 칠해진 부분은 백신이 없을 때 늘어나는 사망자 수를 뜻한다./올리버 왓슨

코로나19 감염을 막는 효과도 눈에 띄게 드러났다. 코로나19 백신 캠페인으로 2021년 한 해 동안 코로나 감염자 수를 15억 명이나 줄였다. 코로나19 감염 4주 후에도 증상이 지속되는 만성 코로나19증후군 환자는 최소 1500만 명에서 최대 3억 명 감소했다.

왓슨 연구원은 “코로나19 백신 공급으로 사람들을 구하고 추가 감염과 장기적인 팬데믹 상황을 막았다”며 “공중 보건을 위한 수칙이 완화되는 효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황이 안정해지면서 코로나 외의 다른 질병에도 관심이 분산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백신 접종 계획에 맞추지 못했다는 것과 백신 불평등 공급, 사재기와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며 “또 다른 변종의 등장으로 백신 효과가 감소한 것 역시 코로나 백신 캠페인의 한계”라고 말했다. 덧붙여 “모델링 결과 세계보건기구(WHO)가 ‘2021년 말까지 국가별로 백신 접종 비율을 40% 이상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이뤘다면 저소득 국가에서 사망자 5명 중 1명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왓슨 연구원은 백신 불평등에 대해 “2021년 고소득 국가에 공급됐던 백신 일부를 저소득 국가에 분배했다면 100만 명을 살릴 수 있었다”며 “고소득 국가에서는 백신 접종 비율을 낮춰도 사망자 수에 큰 영향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백신이 고루 지급되지 않으면 바이러스 돌연변이에 대한 대처가 느려질 수밖에 없다며 한계를 짚었다.

백신 캠페인의 장기적인 효과로는 백신 기술에 투자가 높아진 것을 꼽았다. 현재 한국을 포함해 일본, 영국 등 전 세계 각국에서는 바이러스의 유전 정보를 밝힌 직후 100일 이내로 접종 가능한 백신을 개발할 수 있는 기반시설을 꾸리겠다고 밝혔다. 캠페인과 함께 백신 접종과 효과, 부작용을 살피려는 움직임이 커진 것도 언급했다.

그러나 백신에 대한 신뢰도 등에 대해 활발히 논의하지 못했다는 점을 한계로 꼽았다. 왓슨 연구원은 “백신 접종 의무가 백신 접종을 높이는지, 소아 접종에는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등이 연구되어야 한다”며 “백신 개발에 투자를 늘리고 기간을 줄이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거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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